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4. 자유로운 나를 찾아서, 인정 욕구를 버리다.

과제 분리로 인간관계의 문제 해결하기

 

   인간관계는 우리 삶에서 가장 큰 기쁨과 동시에 고민을 일으키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억누르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과 반응에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때로 우리를 지치게 하며, 진정한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에 의하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입니다. 친구, 가족,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 어느 순간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신경 써야 하지?'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아마 지금 '과제 분리'가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며 더 많은 인간관계를 맺게 되고, 그만큼 책임질 일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나를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 사람의 몫이고 나는 그저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뿐인 것입니다.     

 

   아들러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과제 분리’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과제 분리는 간단히 말해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과제란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 즉 책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직장에서 내 역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료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내 과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과제입니다. 나의 과제는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지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융은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을 강조하며, 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타인과 구별된 독립적인 자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융의 관점에서 과제 분리와 유사한 부분은, 타인의 기대나 요구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실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는 개인이 집단의 기대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무의식과 의식을 통합해 더 나은 자기로 나아가는 과정을 중요시했습니다.     


나와 타인의 과제 구분하기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구분하는 것은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 속에서 타인의 기대와 평가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의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기대를 걸고, 자녀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흔한 예시입니다. 이때, 부모님의 기대는 그들의 과제이고, 자녀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녀의 과제인 것입니다.      


  냉정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과제 분리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기대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집중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결정하고, 선택에 대한 결과 역시 내가 책임지면 됩니다. 반대로 타인이 선택한 행동에 대한 결과는 그들의 몫입니다. 이처럼 나와 타인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할 때,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평가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누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에 대해 신경 쓰다 보면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느낍니다. 하지만 이 욕구가 지나칠 때, 과도하게 타인의 시선에 매달리게 되고, 결국 스스로를 갉아먹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내가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나 동료가 만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반응은 그들의 과제일 뿐,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책임을 충실히 마쳤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제 분리는 나를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줍니다. 나의 과제는 내가 정하는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서도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의 기준에 따라 나를 평가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됩니다.     


과제 분리의 실천 방법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는 습관을 만드는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합니다.     

  첫째, 상황을 직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어떤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가 과연 누구의 과제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 그 서운함은 친구의 감정이기 때문에 친구의 과제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행동을 돌아보고,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는 것이지만, 그 감정을 해결하는 것은 친구의 몫입니다.     

  둘째, 나의 감정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할 때,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내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은 내가 책임질 부분이 아닙니다. 내가 진심을 다해 누군가에게 충고를 했더라도, 그 사람이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때 상대방의 반응에 대해 불필요하게 마음 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되,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종종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느라 나의 감정을 억누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감정이 나의 과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우리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감정은 그들이 스스로 처리해야 할 과제이며, 나는 그 과정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제 분리의 궁극적 목적     


  과제 분리의 목적은 단순히 나와 타인의 책임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본이 될 수 있습니다. 과제 분리를 통해 우리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들이 스스로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스스로의 과제를 해결하며, 타인의 기대나 반응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오히려 더 깊은 신뢰와 존중을 형성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과제 분리'를 실천함으로써 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나와 타인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할 때, 우리는 타인의 기대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책임지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과제 분리는 단순한 갈등 해결법이 아니라, 더 자유롭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에서 더 이상 스스로를 희생할 필요가 없으며, 과제 분리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평온한 마음으로 관계에 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