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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개나리

기후 변화

by 오설자


산책길에 제초작업을 했네요.

깨끗하게 풀을 베어 깜짝 놀랍니다.

‘들국화도 모두 베버렸으면 어쩌지?’

다행히 들국화는 남겨놓아 덤불 사이에

노랗게 피어 저녁햇살을 받고 있네요.

하나 꺾어 코에 댑니다.

아, 이 향기!

들국화 향기가 늦가을을 부릅니다.


들국화가 이리 흐드러졌어요


한들한들 걷다 보니 노란 꽃이 또 보입니다.

세상에! 개나리군요!

군데군데 개나리꽃이 피어 있네요.

잎을 활짝 벌린 것도 있고 아직 봉오리인 것도 있고.

개나리가 봄으로 가다가 길을 잃고 먼저 온 걸까요.


어쩌자고 벌써 왔니


장미공원 장미꽃도 다시 피고...

한 생을 앞당겨 핀 길 잃은 꽃들

기후 변화가 눈앞에 있습니다.

이제 '봄은 개나리'라는 말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좀 무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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