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라는 기회, A세대 비즈니스 전략

TBWA코리아 박혜진 브랜드컨설팅 1팀장, 시니어랩 총괄

by TBWA Disruption Board
일본의 사례로 본 A세대 비즈니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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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 시장의 양적 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니어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TBWA 시니어랩은 고정관념과 달리, 높은 자존감과 능동적인 태도로 주변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5064세대를 ‘A세대’로 정의하고, 성공적인 시니어 타깃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가이드 제공을 위한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탄탄한 경제력과 디지털 영향력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을 이끌 소비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A세대의 등장에 기업과 브랜드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TBWA 시니어랩은 세계 최초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뒤 시니어를 핵심 소비층으로 다뤄온 일본의 선례에 주목했다. 본 칼럼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국내 시장에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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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작지만 중요한 니즈

기존 시장이 간과해 온, 사소하지만 중요한 시니어의 미충족 니즈를 해결함으로써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 재팬’은 시니어 여성들의 운동 기피 원인이 타인의 시선 때문이란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남자・거울・화장이 없는 ‘3無 운동 환경’을 조성했다. 여성 회원만 받고 트레이너도 여성만 배치해 불편함을 없애고, 거울을 제거해 몸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또한 적당한 강도로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30분 순환 운동’을 제공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타깃의 심리적 장벽을 포착해 새로운 솔루션을 창출한 커브스 재팬은 10년 연속 소비자 만족 1위를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지팡이 브랜드 ‘키스 마이 라이프’는 보행 보조 도구로만 인식되어 왔던 지팡이를 패션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글렌 체크나 꽃무늬 패턴, 테슬과 스카프 장식 등을 더해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질병과 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지팡이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사례로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요양 센터는 색칠 공부나 노래 교실 등 여성 위주 활동을 제공하기 때문에 남성들의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데이서비스 라스베가스’는 이런 틈새를 포착해 슬롯머신・마작 등 남성들이 선호하는 성인 오락을 제공하는 센터를 선보였다. 단, 재활 훈련에 참여해야만 게임 칩을 지급한다. 또한 요양 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덜기 위해 리무진으로 픽업하고, 우승자에게 상장・상금을 수여하는 등 세심한 설계를 더했다. 시장에서 소외된 타깃의 욕망을 읽어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낸 해당 센터는 일본 전역에 25개 매장으로 확대되며 성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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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카테고리의 일반적인 니즈를 넘어 시니어만이 지닌 신체적・정서적 니즈를 세심하게 파악해 작지만 중대한 니즈를 해결하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성장하는 시니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② 라이프 파트너

기업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시니어에게 맞춰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고객 라이프 전반에 함께하는 파트너로 진화하는 전략이다.

자동차 브랜드 ‘토요타’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으로 인한 이동권 상실 문제에 주목해, 신개념 모빌리티 ‘C+walk’를 출시했다. 사람의 보행 속도에 맞춘 스피드와 3륜 구조의 안정성, 그리고 직관적인 레버 조작 방식을 적용해 시니어가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입식과 좌식 모델을 모두 구비해 신체 능력에 따른 옵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평생 이동 생활을 함께하는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종활(終活)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사후 절차를 기록해 놓는 엔딩노트 활동이 대표적이다. ‘미쓰비시 신탁 은행’은 이런 흐름에 맞춰 자사 앱에 엔딩노트와 유사한 ‘우리집 노트’ 기능을 추가 탑재했다. 자산 정보부터 인터넷 계정・반려동물 케어・연명 치료 여부 등 각종 정보를 기록할 수 있으며, 금융 앱의 보안 인프라를 통해 안전하게 보관된다. 이를 통해 고객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우르는 파트너로 역할을 확대했다.

일본 최대 노래방 기업 ‘DK’는 노래방 반주기 제작 기술을 활용해 시니어 재활 시스템 기기 ‘DK 엘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기 안에는 전문가와 공동 개발한 600여 종의 인지 기능 개선 및 재활 콘텐츠가 탑재되어 있다. 음악 체조・두뇌 퀴즈・버추얼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지루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는 훈련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대중 기술이 시니어를 위한 솔루션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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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이 보유한 제품・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생애의 일부가 아닌 전반을 책임지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관점으로 신규 상품을 개발하는 방법도 유효할 것이다.


③ 관계 형성과 소속감

시니어에게 새로운 관계 맺음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정서적 활력과 소속감을 불어넣는 전략이다.

‘해피니스 투어’는 맞선 버스 투어로 유명한 일본 여행사다.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 맘에 드는 이성과 매칭하는 서비스인데, 일반 맞선과 달리 타깃을 5060세대까지 확장해 ‘부담 없는 관계 맺음’을 지원한다. “결혼 압박 없이 편하게 살고 싶다”, “마음 맞는 친구를 원한다” 등 시니어의 솔직한 니즈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혼이나 사별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결혼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교류하도록 장려한다. 이는 변화된 가치관을 반영해 시니어 관계 형성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니어 맨션 브랜드 ‘츄라쿠보(中楽坊)’는 함께 모여 사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곳의 경쟁력은 입주민 간 활발한 교류에 있다. 댄스・바둑・악기・원예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는데, 실력이 뛰어난 회원에게는 직접 이웃을 가르치는 강사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활동 결과물을 공유하는 전시회를 마련해 이웃 간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시니어를 성취와 기여가 가능한 주체로 정의하며 취미를 매개로 한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했다.

브랜드 자체가 관계 맺음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일본 1위 시니어 신발 브랜드 ‘토쿠타케(徳武産業)’는 제품 발송 시 직원이 직접 쓴 손편지를 동봉해 감사함을 전하고, 생일 땐 축하 편지를 보내는 등 아날로그한 진정성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 만족도 설문지도 함께 전달하는데, 연간 3만 통이 넘는 고객 의견을 수집하여 이를 바탕으로 좌우 사이즈가 다른 신발이나 한 짝씩 구매 가능한 신발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단순 판매를 넘어 고객과 상호작용을 통해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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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회와 연결되길 바라는 시니어의 ‘관계 형성’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제품・서비스를 설계한다면 시니어 세대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일본 시니어 시장에서 호응을 얻는 비즈니스들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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