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들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여행을 같이 간 친구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가졌다. 다행히 필자는 음성을 받아 지난 수요일 격리를 마치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다. 새삼 바깥세상의 고마움을 느낀 기간이었다. 지난 2주는 그동안 잘 챙겨보지 못했던 축구를 모두 챙겨본 2주였다. 시간대와 상관없이 리그의 국가와 상관없이 많은 축구를 챙겨봤다. 그중에도 가장 중점적으로 챙겨본 것은 돌아온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였다.
챔스가 돌아왔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 두 경기를 진행한 상황이다. 조편성부터 치열한 경기들이 예상된 이번 챔피언스리그는 여러 주목할 포인트가 많았다. 맨유로 돌아온 호날두, 파리로 둥지를 튼 메시, 드디어 돌아온 챔피언스리그의 별 AC밀란, 디펜딩 챔피언 첼시까지. 근래 만났던 팀들끼리의 리벤지 매치가 매우 많이 잡히며 재밌는 스토리를 만들어낸 편성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승급 전력이라 평가받는 파리와 바이에른 뮌헨, 포스트 메시 시대를 맞이한 바르셀로나, 호날두의 맨유, 디펜딩 챔피언 첼시 정도의 양상을 살펴보겠다.
우선은 메시의 파리이다. 파리는 리그에서도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라모스, 하키미, 돈나룸마, 바이날둠에 정점 메시까지, 최고의 이적시장을 보낸 파리에게 기대하는 바와는 많이 다른 행보였다. 아직 제대로 된 조합과 전술, 해법을 찾지 못한 듯한 포체티노였고 그 부분이 결과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1차전 클럽 브뤼헤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 1로 비기면서 포체티노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첫 경기 불안한 출발 이후 예정된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오일머니 더비. 펩과 메시의 만남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해당 경기는 MNM라인을 가동한 파리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해당 경기에서 메시는 파리에서의 첫 골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득점의 시동을 걸었고 포체티노는 승리를 챙기며 위기에서 한 발자국 벗어날 수 있었다. 아직 완성형의 파리라고는 볼 수 없으나 조금씩 손발이 맞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다음은 위기에 봉착한 바르셀로나이다. 새로운 10번의 주인을 안수 파티로 결정하며 포스트 메시 시대를 시작한 바르셀로나. 리그에서는 데파이의 활약에 힘입어 나쁘지 않은 행보를 보였으나 챔스에서는 많이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조별리그 1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8대 2 가르마 매치 이후 리벤지 매치로 불리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으나 경기는 뮌헨의 강력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3대 0으로 다시 한번 굴욕 맛본 바르샤였다. 2라운드 벤피카와의 경기는 그래도 바르샤의 승리가 예상되었으나 이를 뒤엎고 벤피카에게도 3대 0으로 무너지고만 바르샤였다. 메시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공가도를 달리던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이탈과 함께 챔스에서 흔들리고 있다.
다음은 메시의 라이벌, 호날두의 맨유이다. 맨유가 속한 F조는 당초 맨유의 1강이 예상되어 2위 자리를 두고 아탈란타와 비야레알이 다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날두, 산초 바란 등을 영입하면서 좋은 이적시장을 보낸 맨유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조별리그 1라운드 영보이스와의 경기에서 2대 1 충격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린가드의 엄청난 실수와 완 비사카의 태클이 호날두의 선취골로 리드를 가져가던 맨유에게 찬물을 끼얹은 경기였다. 2라운드 비야레알과의 경기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 맨유였다. 호날두의 극적 결승골에 힘입어 2대 1로 이긴 맨유지만 비야레알이 조금만 더 좋은 결정력을 보여줬다면 얼마든지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을 정도로 경기력 부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인 맨유였다. 솔샤르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맨유이다.
다음은 디펜딩 챔피언 첼시이다. 지난 시즌 램파드 감독 경질 이후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며 유럽 챔피언에 등극한 첼시, 사울과 루카쿠의 영입으로 한층 더 강력해진 스쿼드를 보유하며 사람들을 기대하게 했던 첼시의 챔스에서의 행보는 조금은 불안하다. 제니트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루카쿠의 결승 헤더골에 힘입어 1대 0 신승을 거뒀다. 공격을 풀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아직 첼시 2선과 루카쿠의 호흡이 완전한 것은 아니기에 공격에서 조금 답답한 모습을 보인 첼시였다. 맨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완전히 맨시티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간 첼시는 2라운드 유벤투스를 만났다. 호날두가 사라진 유베는 알레그리 감독과 함께 천천히 리빌딩을 진행 중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최근 미친듯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키에사의 결승골로 유벤투스가 1대 0 승리를 거뒀다. 투헬의 2년 차라는 기대감을 갖고는 있지만 아직 완전한 완성이라 칭하려면 몇 가지 보완점이 필요해 보이는 첼시이다.
마지막은 언제나 우승후보 1순위인 독일의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다. 1라운드부터 바르셀로나를 3대 0으로 격파하며 이번 시즌 역시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뮌헨, 2라운드 디나모 키예프전에서는 본인들의 화력을 과시하며 5대 0 대승을 거뒀다. 팀의 주포 레반도프스키가 건재하고 뮐러, 코망, 그나브리, 사네와 같은 강력한 2선 자원과 무시알라같은 어린 자원들이 모두 고르게 활약해주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강력한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나 이번 시즌 나겔스만의 바이언은 초반 조금 흔들리는 듯하다가 다시금 정상궤도로 올라오며 리그에서도 미친 화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순항도 예상할 수 있다. 파리, 맨시티와 함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고 싶다.
역대급 이적시장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챔피언스리그. 이번 시즌 역시 새로운 선수가 떠오르고 한층 진화한 선수가 활약하고 지는 해 역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챔피언스리그가 이번 시즌에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아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