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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n 18. 2024

『리추얼』 메이슨 커리 지음

 이 책의 부제목은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다.     


지은이 메이슨 커리는 지난 400년간 위대한 창조자들로 꼽히는 161명의 지성들이 하루를 보내는 습관을 연구하여 그의 블로그에 매일 올렸다. 그 결과물로 만든 책이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삶이 지속 가능하다. 의미 없는 삶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가도 삶의 의미가 없다면 허무해진다. 의미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추얼’을 통해서다. 리추얼은 일상의 반복적인 행동 패턴을 말한다. 사소하고 단조로운 반복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의미 있는 존재로 확인되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올림픽 메달 수여식과 같은 대단한 세리모니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명한 인기 스타들이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등으로 망가지는 이유는 그런 특별한 행사를 통해서만 삶의 의미를 만들고, 일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상의 사소한 반복적인 삶을 가치 있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특별한 세리모니나, 이벤트를 이어가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진정한 삶이 있다. 이 책은 이 사소한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리추얼에 관한 이야기다. 위대한 예술가, 작가들은 이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리추얼을 통해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삶을 살았다.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크 트웨인(1835~1910)은 푸짐한 아침 식사를 끝내면 서재에 가서 저녁 식사가 있는 오후 5시까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작업에 몰두했다. 저년 식사 후에는 그날 쓴 글을 가족들에게 읽어주었다. 일요일이면 트웨인은 일을 하지 않고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지내며 휴식을 취했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키미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대여섯 시간을 쉬지 않고 일한다. 오후에는 달리기나 수영을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거나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든다. 무라키미는 한 권의 소설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 동안 이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신 수양이 있어야 하고, 체력도 예술적 감성만큼 필요하다. 라고 했다.     


미국의 작곡가이며 지휘자인 존 애덤스는 아침에 일어나서 개를 데리고 집 뒤에 있는 산에 올라간다. 아침 산행을 마친 후에 작업실로 향하고 9시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오후 4시나 5시까지 계속한다. 잠깐 휴식을 할 때 녹차를 마신다.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은 8시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쉬지 않고 일한다. 오후에는 덜 힘든 일, 예컨대 악보를 옮겨 적거나 편지를 쓰고 피아노를 연습했다.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은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쓴다. 생일날은 물론, 휴일에도 예외가 없다. 하루 2,000단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는 책상 앞을 떠나지 않는다. 아침 8시나 8시 30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11시 30분이 되기 전에 끝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오후 1시 30분이 되어야 목표량에 도달한다. 오후와 저녁에는 낮잠을 자거나 가족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며 자유롭게 지낸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는 매일 아침 6시에 책상에 앉아 오후 1시까지 수지 않고 작곡했다. 오후 시간은 여유롭게 보낸다. 오후에는 전혀 작곡하지 않고, 점심 식사를 끝내면 커피점으로 달려가 블랙커피를 작은 잔에 마셨다.      


예술가들의 기질과 작업방식은 개인마다 다르다. 자신의 방식으로 작업을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최선의 길임을 증명한다. 천재가 되기 위한 왕도는 없다.


책 소개     

『리추얼』 메이슨 커리 지음. 강주헌 옮김. 2014.01.26. (사)한국물가정보. 451쪽. 15,000원. 


메이슨 커리 Mason Currey. 〈메트로폴리스〉에서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프리랜서로 기고하고 있다.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졸업. 프랑스 브장송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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