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의 장편 소설
이 책은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에 올랐던 기욤 뮈소의 장편 소설이다.
전에 이 작가의 소설 『구해줘』를 읽었다. “오늘은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 센트럴파크의 어느 벤치에 누군가가 새겨놓은 낙서” 구해줘 소설 첫 문구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은 소설 속의 인물과 소설을 쓰는 작가가 픽션의 세계에 들어가서 자기가 창작한 소설의 인물과 대화하고 현실에서 다시 소설을 쓰는 헷갈리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스코틀랜드 출신 소설가 플로라 콘웨이 프란츠 카프카 상 수상 《AFP통신》, 2009년 10월 20일’로 시작한다. 소설 속 주인공 플로라 콘웨이는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 서른아홉 살의 작가 콘웨이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한다. 대중과 접촉을 피하고 있어서 그 어떤 언론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다만 책 표지에 흑백사진 한 장이 콘웨이를 말하는 유일한 증표다.
플로라 콘웨이에게는 세 살 난 딸이 하나 있다. 케리 콘웨이다. 평소와 같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케리는 엄마와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 술래가 된 플로라는 눈을 감고 스물을 센다. 하나, 둘, … 스물을 세고 케리를 찾지만, 집 어디에도 케리는 없다. “엄마가 졌어, 케리 나와” 하지만 케리의 행방은 묘연하다. 마침내 경찰에 실종 신고하고 경찰은 수사에 들어간다. 6개월이 지나도 케리의 행방은 불명이다. 여기까지는 소설이다.
갑자기 소설은 ‘플로라 콘웨이가 딸 메리 콘웨이를 애타게 찾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로맹 오조르스키의 현실 세계로 바뀐다. 로맹은 프랑스 파리에 살고, 아들 테오가 있다. 아내와는 이혼했고 테오의 양육권은 아내에게 있다. 아내는 테오를 데리고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이주한다. 로맹은 아들과 함께 지내고 싶어 한다. 미국으로 이주한 테오는 7살이다. 어느 날 중이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틈을 이용해서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몰래 탑승해서 파리로 오게 된다. 공항 보안에 비상이 걸리고 항공사 신분 확인에 문제가 생겼다고 언론은 대서특필한다. 우여곡절 끝에 아들과 재회한 로맹은 테오와 같이 산다. 태오는 성장해서 의과대학에 진학한다. 로맹은 심장에 이상이 있어 병원에서 시술을 받는다.
병원에 입원한 로맹은 테오에게 자기가 살던 아파트에서 노트를 가져다 달라고 하고 테오는 그 노트에서 콘웨이가 쓴 소설 세 편이 아버지 로맹의 필적인 것을 알고 출판사에 찾아간다. 출판사 대표 팡틴 드 발라트는 테오가 로맹의 아들임을 알고 놀란다.
테오는 팡틴이 젊은 시절 로맹과 연인 사이였다는 사실을 듣고 소설 세 편도 팡틴을 위해 쓴 것임을 알게 된다. 팡틴은 로맹이 플로라 콘웨이라는 필명으로 쓴 소설을 출판해서 성공한다. 마침내 로맹은 팡틴과 다시 합쳐지고 젊은 날 못다 한 사랑을 다시 이어간다. 는 내용이다.
뒤죽박죽 현실과 소설속을 오가는 이야기로 혼란스럽다. 소설을 읽으면서 장자의 호접몽이 생각났다. 어차피 인생은 한바탕 꿈이 아니던가?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는 세상살이가 소설의 주인공이 나인지 내가 소설 속의 주인공인지 헷갈리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소재가 이제 여기까지 왔나? 앞으로 어떤 소설이 나올까 궁금하다.
책 중에서
심리학자들 가운데 숨바꼭질이 교육적인 효과가 매우 큰 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숨바꼭질을 통해 일시적이고 인위적인 거리 두기를 반복하면서 자기 자신과 부모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유대감이 얼마나 공고한지 느끼게 된다고 했다. 숨바꼭질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부모는 연극에 출연한 배우처럼 진지하게 맡은 역할을 수행 해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는 숨어 있는 동안 풍부하고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아이가 엄마와 재회의 기쁨을 맛보기 전까지 이어지는 긴장, 두려움, 흥분 따위 감정을 재대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려면 어느 정도 적절한 소요 시간이필요하다. 너무 빨리 아이를 찾아내 긴장의 맥이 너무 쉽게 풀리게 되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며, 공짜라고는 죽음밖에 없는데 그 또한 삶과 맞바꾼 것이다. -엘프리데 예리네크
책 소개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2020.11.24. 도서출판 밝은세상. 311쪽. 15,000원.
기욤 뮈소 Guillaume Musso.
197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니스대학에서 경제학 공부.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과정 이수. 저서, 『스키디마링크』, 『구해줘』 등.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원 졸업.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