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지랄 같다.

(고요하다가 파도가 쳐요.)

by 김수기

나는 겁쟁이인 것 같다. 암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울에 가기 전에 다시 못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리를 했다. 곁에 남편은 무덤덤했다. 폐결절이라고 믿고 덩어리를 떼어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도 그랬다. 암이라는 글자 한자만 알았지 그 글자가 지닌 여러 방면의 행패는 몰랐었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수술하고도 난 깨끗하게 잘 되었다고 하니 그 사실을 믿고 있다. 6개월 만에 집으로 오니 세상은 계속 돌고 있었고 지인들은 평온하게 잘 살고 있었다. 심지어 창가에 햇살을 많이 받고 있던 이름 모르는 꽃도 나 없는 동안에 물도 주지 않았는데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나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네. 나는 필요 없네'싶었다.


나는 강했다. 무엇이든지 혼자 잘 해내며 살아왔다. 암진단받고도 '해낼 거야'하면서 다짐을 하곤 했다. 그리고 지금 나름대로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가끔은 마구 소리 지르고 싶다. 마구 울고 싶다. 그리고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누군가를 향해 욕도 하고 싶다. 늘 속을 삭히며 살아왔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내게 돌아올 망치가 무서워서 참았다. 가슴은 미칠 정도로 답답하고 터질 것 같다.


둘러보면 아무도 없다. 어차피 내가 해야 하는 것을 알기에 더 눈물이 난다. 손 내밀면 잡아줄 누군가 있겠지만 부담주기 싫고 어차피 힘들면 떠날 거라는 생각에 나는 강한 척하면서 안 아픈 척하며 잘 지내는 것 같다. 걱정하지 말라고 잘 살고 있다고 그렇지만 난 안 강하다. 항상 외롭고 허전하다. 누군가 말 한마디만 던져도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사람이 언젠가 흙으로 돌아가지만 난 무섭다.

모두가 잠든 새벽 0시가 되면 어김없이 마음이 불안해진다. 마음 따라 몸이 움직인다기에 긍정의 마인드로 살리라 하지만 왜 이리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고요한 호수 같다가 또 가끔은 태풍이 휘몰아지는 낭떠러지 같다.


내 마음 진짜 지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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