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그때부터는 신내림을 받으라고 영들이 찾아왔었다.
잠이 들락말락 하면 백회가 확 열리면서 영들이 옴
1) 입술에 연지를 바르고 화장을 시킴
2) 색색의 한복을 입힘
3) 신을 받을 수 있을만한 그릇이 되는가 테스트
테스트는 두 가지 방식이 기억나는데,
1) 큰 기와집 대문 앞에 데려간다.
그 너머에 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령님들은
에너지 파동, 기운 자체가 다르다.
너머에 있는 것만으로 전율이 흐르고 머리가
아득해져서 정신을 잃을 것 같다.
일반 악귀나 원령, 깊은 사념을 지닌 영들의 옆에
가도 소름이 돋고
숨을 쉴 수 없는 느낌인데, 신령님들은 그보다 훨씬 깊이 몸속부터 전율이 흐르고
우주를 관통하는? 머리가 아득한 느낌.
그리고 그 기운이 얼마나 센지
실지로 옆에 공기가 떨리는 것이 보인다.
무엇보다 악한 영들과 다른 점은
사악한, 괴로운 느낌이 없다. 악령은 옆에 가면
본능이 ' 도망쳐 ' 라고 소름이 돋는다.
그만큼 악하고 검어서 마주하는 것만으로 숨통이
죄어오는 것 같다.
- 대문 앞에서 ' 열어주세요 ' 라고 온 힘을 다해
외쳐야 한다.
그 문을 열만큼의 신력이 있으면 그 문을 열 수가
있다. 즉, 신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문이 열리지 않으면 탈락.
나는 그 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열어주세요, 라고 온 힘을 다해 외치니
열릴락 말락, 하다가 열렸다. 왜냐하면
나는 육신을 가지고, 유체이탈을 한 특수한 케이스.
육신의 에너지가 더해져 일반 영들보다 힘이 훨씬 셌다.
( 그걸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지 몰랐을 뿐 )
그러나 신을 받아도, 몸으로 돌아와 완전히 의식이 명료해지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갑자기 눈앞에 영상 (예지) 가 보인다던지
신의 목소리가 가끔 들린다던지 아니면 갑자기
아득해지면서
쿵, 느낌으로 오는 수준이지
일반 신내림 받으신 분들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점사를 내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어느 날 회사에 남직원이 들어왔었다.
그 직원과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햇살이 흐르고 있었고, 갑자기 눈앞에 고양이
두 마리 영상이 확 보였다.
사랑하는 사이의 고양이. 그리고 느낌으로
그 친구와 내가 인연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 친구와 나는 급속도로 가까워져 정말 연인이
되었었다.
아니면 갑자기 온몸에 느낌으로 쿵, ' 아, 이렇게 되겠구나 ' 라고 오는데, 그럼 정말 그렇게 되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 그 후에도 몇 번이나 테스트를
받고 신을 받았었다. 그러나 의식이 명료해지면
내가 보고 느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저쪽 세계도 그걸 인지했는지
더 이상 신을 받으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2) 두 번째 방식은 아주 큰 산. 그 산 꼭대기에 아주 큰, 한복이 걸려있다. 신령님의 기운에 흐른다.
대문을 여는 것과 방식은 다르지만 원리는 똑같다. 있는 힘껏 점프를 해서 한복을
만질 수 있어야 한다.
- 다시 한번 밝히지만 나는 유체이탈이라는 특수한 케이스를 통해
신내림 경험을 한 거라 일반적 신내림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거고
그 세계에 대해 잘 모름을 명시합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뿐.
그리고 차차 알게 된 건 이 세계에는 무속적인 신, 신령님 말고도
높은 차원의 다른 영적인 존재들도 많고,
나 역시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도와주시는데, 내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는다. 엄하다. 딱 멈춘다.
그분들의 조건은 늘 하나이다. 내가 글을 쓰는 것.
곰곰이 생각해 보면,
쓰는 일은 (영적인) 성장을 위해 내가 이 생에서
택한 '도구'일뿐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내 의식의 성장,
영혼의 성장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하는 건 그것뿐,
그 간절함을 알고 계시니
도움을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겨우 방황을 마치고,
이제야 정말 무엇이 되고 싶은지 깨닫고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존재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서
가끔은 얼떨떨하면서도 그래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게 아니구나,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역시, 나는 이 생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성장을 이루기에, 딱 적재적소의 시기를 골라 세팅하여 온 거겠지만.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잘 살아볼게요, 라는 생각.
역시, 나는 복 받았다는 생각.
그림 - 류미영 작가
( https://www.instagram.com/monster_city_ryu_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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