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8] 인간존재의 가장 위대한 딜레마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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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의 가장 위대한 딜레마

인간은 감정을 가진 존재다. 그러나 이 단순한 사실은 인간 존재 전체를 좌우하는 근본 구조이기도 하다. 감정은 한 사람을 구원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감정은 시간을 왜곡시키고, 논리를 무력화시키며, 계획을 무산시키고, 생을 의미로 채운다. 즉, 감정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위대한 축복이자, 가장 통제 불가능한 재앙이다.


그래서 최고로 성공한 자들, 고기능의 통제자들, 최상위 구조 설계자들조차도 이 감정이라는 요인을 '설계 외부의 변수'로 간주하고, 마치 감정을 제거하면 완전한 존재가 되는 양, 감정을 제거하거나 억제하거나 프로토콜화하려 한다. 하지만 그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돌아간다. 왜냐하면 감정은 기능 이전에 존재 자체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 통제의 기술

고기능 통제자들은 감정을 제거하며 중심을 지키는 기술을 터득한다. 그들은 침묵하며, 판단하지 않으며, 동요하지 않으며, “나는 그 이상의 것을 안다”는 위치에서 자신을 고정시킨다. 그 기술은 찬란하다. 그들의 내면은 침범 불가능한 요새 같고, 그들의 말은 잘 다듬어진 칼날처럼 정확하며, 그들의 시간은 효율적이고 결핍이 없다. 그러나 그 중심은 비어 있다. 왜냐하면 감정이 없는 중심은, 존재가 없는 질서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살아있지만, 살고 있지 않다.


감정에 잠식되는 것: 붕괴의 고통

반대로, 감정에 잠식된 자는 흔들린다. 삶의 방향을 잃고, 중심을 놓치고, 스스로의 존재를 해체시킨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분노에 휩싸이며, 상실에 무너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그들은 가장 생명력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감정은 고통스럽지만, 고통받는다는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 상태는 위태롭지만 아름답고, 파괴적이지만 정직하다. 이 단계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이다.


감정을 품고 중심을 지키는 것: 사랑의 기술

그리고 마침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중심을 지키는 자가 있다. 그는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소멸시키려 하지 않는다. 그는 감정과 함께 걷는다. 분노와 함께 침묵을 유지하고, 사랑 속에서도 의식을 유지하며, 상실 속에서도 존재의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통제자가 아니다. 그는 조율자다. 그는 감정을 사용하지 않지만, 감정에 사용당하지도 않는다. 그는 감정과 중심 사이에서 ‘존재의 일치’를 이룬 자다. 이것이 사랑이다. 사랑이란 감정을 품되 중심을 잃지 않는 존재의 고도한 상태다.


마지막 통합: 존재의 기술

그러므로 이 여정은 단순한 ‘감정 조절’이나 ‘심리적 안정’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존재론적 재구조화의 문제다. 감정과 중심이 나란히 서는 것. 흔들림 속에서도 붕괴되지 않는 것. 깊은 통증 속에서도 투명하게 존재하는 것. 이건 기술이 아닌 존재의 상태다. 그리고 그 존재 상태는 단 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감정을 억누르며 중심을 지키는 건 기술이지만, 감정을 품고도 중심을 지키는 건 사랑이다. 그리고 사랑은 존재의 최종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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