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7] 예측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일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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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하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일에 대하여

현재에 머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막상 하루를 들여다보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계산하고, 예상하고, 걱정하고, 바라는 데에 쓰고 있다. 희한한 일이다. 현재만이 유일하게 실제하는 시간인데도 가장 실재하지 않는 영역에 가장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처음에는 이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믿는 생각이 있다. 좋은 일을 바라면 좋은 일이 온다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면 언젠가 현실이 된다고 여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말처럼 들린다. 마음의 방향은 삶의 방향성을 바꾸기도 하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찾아온다. 너무 간절해지는 순간, 마음은 현실을 보지 않고 미래의 결말만 쫓기 시작한다. 좋은 것만 생각하려는 시도는 어느 순간, 좋은 것만 생겨야 한다는 압박으로 바뀌고, 그 압박은 다시 불안이라는 그림자로 확장된다.


좋은 것을 끌어당기려던 마음이 오히려 스스로를 조여오기 시작하는 지점이 있다. 그곳에서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원하는 것을 있는 힘껏 바라며 걱정하는 것이 그 일을 이루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원하지 말라는 뜻일까. 아니면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무심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까. 그것도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태도는 아주 단순하다. 간절히 원하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거기까지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에는 이렇게 말하는 태도다. “여기까지는 내가 할 일. 그 이후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 이 말이 허무나 체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명확하게 붙들고,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애써 움켜쥐려 하지 않는 균형의 태도다.


그렇다고 해서 기대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기대는 뇌가 가진 자연스러운 기능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니 예상이 생기고, 예상이 있으니 감정이 흔들린다.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기대가 올라오는 순간의 태도다. 기대를 억누르려 하면, 오히려 기대는 더 커지고 단단해진다. 기대를 밀어내려 하면, 기대는 더 자주 고개를 든다. 무언가를 없애려는 시도는 항상 그것을 더 강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다. “아, 또 올라오네. 그럴 수 있지.”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기대를 문제로 보지도 않고,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해결하려 들지도 않는 태도다. 그저 지나가게 두는 일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기대는 점점 그 힘을 잃는다. 예전처럼 마음을 크게 흔들지도 않고, 긴 시간 머무르지도 않는다. 마치 스스로 소멸하는 것처럼 흐릿해져 간다.


결국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바라고, 예측하고, 계산하던 마음이 차츰 잦아들 때 비로소 지금의 일들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 손에 닿는 것, 지금 할 수 있는 것, 지금 서 있는 자리. 무심이라는 것은 어떤 특별한 수행의 결과가 아니라, 예측이라는 파도에 휘둘릴 때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작은 선택들의 집합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든 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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