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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번의 유럽 - 1
05화
05 세비야의 검은 백조
여행은 혼자가 아니었다
by
양옙히
Mar 10. 2021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가다 서기를 반복했고,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면 배려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여행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다시 오리주둥이 AVE를 타고 세비야라는 스페인 남부의 도시로 향했다.
유럽 3대 성당이라고 불리는 대성당이 있는데,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런던의 세인트 폴, 그리고 세비야 대성당이 그것이다.
그만큼 규모가 크고, 방문자가 많았다.
당연히,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건축물일 뿐이지만 유럽의 모든 도시는 성당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므로 어딜 가든 성당을 지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당 앞에 있는 한 호스텔을 숙소로 정했다.
이름은 블랙 스완 호스텔. 극단적이어서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일어날 법한 일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기도 한 검은 백조는 내게 신선한 경험을 주었다.
우선 인생 첫 호스텔이었다.
이층 침대로 이뤄진 방 안에서는 낯선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그들도 관광객이겠지만, 아직 내 눈에는 다 같은 외국인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하고 곧장 침대에 누워 잠을 자다니, 신비한 경험이었다.
▲ 세비야 황금의 탑에서 바라본 세비야.
그런데, 더욱 신기한 것은 이 작은 도시에 많고 많은 호스텔 중에 옆 침대가 한국인 남매였다는 것이다.
소영, 준영 남매는 부산에서 왔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동행이 되었고, 함께 세비야를 누볐다.
먼저 황금의 탑을 향했다. 황금의 탑은 지금은 없어진, 건너편에 있던 은의 탑과 함께 쇠사슬로 연결하여 세비야에 들어오는 배를 막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무려 1220년, 고려시대에 지어졌다.
이후 감옥, 예배당, 화약 저장고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해양박물관으로 대중에게 열려있다.
황금의 탑에 오르면 전망대가 있는데, 그곳에서 세비야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 경치가 너무 좋아서인지 산지 3일 된 선글라스를 땅에 떨어트려 잔뜩 흠집이 났다. 그래도 좋았다.
동행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여행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낯선 땅에서 모국어로 떠들며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여행이었다.
▲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
세비야에는 대성당 말고 다른 명소가 있는데, 바로 스페인 광장이다.
어릴 때 배우 김태희 씨가 탱고를 추는 핸드폰 광고를 봤었는데, 그 촬영지이다.
굉장히 넓은 광장에 작은 운하가 펼쳐져있고, 노란 건물이 운하를 둘러싸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다리들이 운하를 이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나 아쉬웠던 것은, 사진에 보이는 저 건물에 출입이 안 되는 줄 알고 들어가 보지 않았는데, 사실은 개방되어 있어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남매와 나는 광장을 한껏 누비고, 젤라또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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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번의 유럽 - 1
03
03 스페인에서 인사는 '다시 만나요'
04
04 스페인에서 인사는 '다시 만나요'
05
05 세비야의 검은 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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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세비야의 검은 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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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알함브라 궁전 앞에서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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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삐와 콩이 주인이자, 사진을 취미로 하는 광고인 그리고 EN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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