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적

by 김태광수




흐리멍텅한 펜끝의
날서린 칼춤으로
아로 새기는 글자들.

천지우주 한자 결은
붉은 잉크 사이로
귀신처럼 번져
선무당의 숨결이 스민다.

주술 같은 문장들을
무심히 새기고는

예지란 그림자 붙들어
도화지의 하얀 돌가루
누릿하게 갈변할 적.

액땜이 저주로 울부짖을 적.
잔혹한 황홀경
어찌 숨기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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