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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meless Aug 20. 2024

농촌유학 - 아빠와의 좌충우돌

농촌유학 - 삶의 강에 파문을 일으키다.




삶의 강에 파문을 일으키다.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대입을 준비하기 위해 3년을 쏟아부었다. 물론 공부에 그리 몰입하지 않았던 것 같아. 교실의 수업 시간은 제멋대로 상상할 수 있는 상상 맛집이었다. 졸업 그리고 취업 준비를 거쳐 운 좋게 원하는 직장에 입사를 했다. 몇 년간 알뜰살뜰 돈을 모으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았다. 그간 사회의 지시와 요구에 모범생처럼 잘 따랐다. 인생 시험에 과락을 면하고 안정적으로 합격한 듯 보였다. 



사람들이 말하는 모범 답안을 달달 외웠고, 외운 대로 인생에 정답이라고 하는 것들을 써 내려갔다.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도 같은 답을 외우고 쓰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일상을 반복하던 중에 문제가 생겼다. 서서히 꿈에서 깨어난 것이다. 자각을 한 것이다. 그 계기는 책과 글과 명상 그리고 고독한 고민의 콜라보였다. 자각을 하니 삶의 명암이 뒤바뀌었다. 명이 암이 되고 암이 명이 된 것이다. 



불현듯 공허했고 길이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 대부분은 꿈속에서 유영하는듯했다. 돈, 명예, 진급 같은 외부 요소에 삶을 내걸고 유한한 삶을 영생할 것처럼 다루며 매일 같이 다람쥐처럼 쳇바퀴를 돌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다르게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내 생각을 믿기로 했다. 나의 쳇바퀴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쳇바퀴의 관성 덕에 당분간은 땅바닥을 구를 것이다. 구르며 상처가 생길 나에게 타인은 때로는 손가락질을 하거나 때로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볼 것이다. 그들의 눈초리에 등 뒤가 따갑다.







나는 내 삶으로 내 생각을 증명할 것이다. 대량 생산된 기성복이 아닌 내 몸에 딱 맞는 맞춤 정장을 입는 날 나는 다시 세상으로 귀환할 것이다. 애쓰며 살지 않을 것이고, 바쁘게 살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절대로 열심히는 살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개성에 맞게 나만의 길을 충실히 걸어갈 것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 것이며, 차분하고 여유롭게 살 것을 다짐한다. 



외부를 향했던 눈은 내면으로 돌린다. 가끔은 세상의 가치들을 구경도 하겠지만 주로는 스스로를 돌이키고 탐구할 것이다. 내 속의 광맥을 찾아내어 무한한 노다지를 캘 것이다. 이를 통해 나를 살리고 타인을 이롭게 할 것이다. 내가 가진 달란트를 내 개성으로 표현해 세상과 조율하며 타인을 이롭게 할 것이다. 



목표는 심상화하되 단지 오늘만을 누릴 것이다. 행복은 유리이다. 깨지고 나서 그때가 행복이었지를 회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삶도 없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 내 옆의 가족을 사랑하고, 오늘을 온전히 즐기고, 내 소명에 충실하며 매 순간 감사와 함께할 것이다. 



과감히 틀리면 완전히 달라진다. 노래 가사처럼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그대처럼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내 길을 가면 된다. 오늘 가족들과 웃으며 함께한 간소한 저녁 식사 한 끼면 재벌도 대통령도 안 부럽다. 왜 부러워해야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전혀 부럽지 않다가 내 진심이다. 







자녀들과 농촌유학을 시작한다. 



(장소 : 강원도 홍천 모 펜션, 개학일 : 8월 19일, 현재 이사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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