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色을 통해 권력을 표시하다
빨강(le rouge)과 검정(le noir), 권력의 색을 읽다
왜 권력은 늘 검정과 빨강으로 표현되었을까요? 스탕달의 『적과 흑』을 보면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 ‘적’은 군인의 제복을, 검은색 ‘흑’은 성직자의 복장을 나타냈었지요. 단순히 직업을 보여주는 색이 아니라, 19세기 프랑스 사회에서 권력을 상징하는 색이었습니다. 색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줄리앵 소렐이 군인과 성직자의 길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했던 것처럼, 색도 그 선택과 야망을 시각적으로 드러냈었지요. 저는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우리가 옷을 입을 때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지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여러분은 오늘 아침, 어떤 색을 입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요?
빨강은 언제나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색이었습니다. 고대 로마 장군의 붉은 망토는 피와 전쟁, 용기와 힘을 상징했었지요. 근대 유럽 군복에서도 붉은 바지는 실용성보다는 권력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붉은색을 입은 군인은 단순한 병사가 아니라, 국가와 힘을 대표하는 존재였었지요. 『적과 흑』 속 줄리앵이 나폴레옹의 대단한 업적을 보고 군인의 길을 꿈꾸었을 때, 붉은색은 아무것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그에게 나폴레옹과 같은 군인이 되고 싶은 야망과 용기를 보여주는 상징색이었습니다. 빨강은 눈에 띄고 사람의 시선을 끌며, 힘과 권위를 곧바로 전달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빨강은 경고, 주목, 힘의 세기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지요. 레드카펫이나 스포츠 유니폼을 볼 때, 우리도 모르게 빨강이 가진 긴장감과 에너지를 느끼지 않나요? 저는 빨강을 보면 늘 ‘무엇을 드러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반대로 검정은 절제와 권위를 나타냈습니다. 중세 성직자와 수도사의 검은 복장은 그 당시 프랑스에서 금욕과 도덕적 권위를 상징했었지요. 프랑스혁명 이후, 검정은 부르주아 계급의 권위 있는 복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줄리앵이 성직자의 길을 택했을 때, 검정은 그의 사회적 위치와 도덕적 권위를 보여주는 색이었습니다. 검정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존재감을 강조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현대 정치인의 블랙 슈트, CEO의 정장도 같은 맥락이죠. 저는 가끔 거울 앞에서 검정을 입을 때, ‘내가 지금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적과 흑』에서의 색 대비는 단순한 문학적 장치가 아닙니다. 사회적 계층과 권력, 인간의 욕망과 야망이 색을 통해 시각화된 것이지요. 우리가 옷을 입을 때 색을 선택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며,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빨강과 검정, 이 두 색의 조합은 시대를 초월해 권력과 인상을 나타내는 상징 코드였습니다. 저에게 이 글을 쓰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19세기 줄리앵과 오늘날의 우리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색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권력과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시도는 여전히 우리 옷장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지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색으로 자신을 보여주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