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 가볍다

by 김용기

사랑이란


- 김용기



젖은 깻잎장아찌 겹쳐져서

떼지 못하는 저쪽

주춤거릴 때

이쪽 젓가락 서둘러 다가가

깻잎 꼭지 살며시

눌러 주는 식탁

그렇다면 눈 마주쳐도 된다


먹거나 말거나

젓가락이 무거워서

멀거니 뜨고

그 짧은 순간을 못 본체

그냥 놔뒀다면

흐린 날씨 탓이다


부침개가 떨어지지 않고

덜렁덜렁

공중에 매달려 있을 때라면

젓가락이 입안에서 나왔더라도

얼른

붙잡아 주는 궤적이

사랑이다


가끔 젓가락이

천 근

무거울 때 있기는 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