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 붙잡은 줄기
삶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를 흔들곤 한다.
어떤 날은 작은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붙잡아 준 것은
다름 아닌 기록이었다.
처음 기록을 시작했을 때는
단순한 습관 정도였다.
그저 하루를 정리하는 메모이자
생각을 쏟아내는 창구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나를 지탱하는 줄기가 되었다.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
나는 키보드 앞에 앉았다.
컴퓨터 화면 속 흰 문서에 솔직하게 마음을 풀어냈다.
글로 옮겨지는 순간 감정은 정리되었고,
나는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특히 누군가와 갈등이 있었을 때
기록은 큰 힘이 되었다.
바로 반응하기보다
일단 글로 풀어내며 차분해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의 파도가 조금씩 잦아들곤 했다.
슬픔의 순간에도 기록은 나를 지켜주었다.
상실감과 허무함을 견디기 어려울 때,
글은 내 안의 울음을 대신해 주었다.
글로 적어 내린 슬픔은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기록은 단순히 감정을 정리하는 도구를 넘어섰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거울이 되었다.
흔들리던 마음이 방향을 찾게 해 준 나침반이었다.
일기를 쓰다 보면
그날의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된다.
꾸밈도 없고, 변명도 없는 날것의 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솔직함이야말로
나를 단단히 붙들어주는 힘이었다.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몰려올 때가 있었다.
내가 잘 가고 있는지,
괜찮은 길을 걷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럴 때 과거의 기록을 열어보면
여전히 버텨낸 내가 있었다.
몇 년 전의 일기에는
지금과 똑같은 고민이 적혀 있었다.
그때의 나도 끝내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살아냈다.
그 사실이 현재의 나를 위로해 주는 증거가 되었다.
기록은 나를 위한 작은 피난처였다.
밖에서는 흔들려도 글 속에서는 온전히 쉴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다시 숨을 고르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었다.
분노에 휘둘렸던 날에도
기록은 나를 보호해 주었다.
감정을 글로 쏟아내는 동안 폭발적인 에너지는 줄어들었다.
결국 기록은 나를 다치지 않게 만드는 안전장치였다.
기록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동안 감정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이해가 있었기에 나는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삶은 종종 나를 흔들지만,
기록은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바로 세워 주었다.
매일 쌓여가는 문장들이
나를 둘러싼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다.
그 울타리 안에서 나는 조금 더 안정감을 찾았다.
아침마다 일기를 쓰는 습관은
특히 큰 힘이 되었다.
밤새 뒤엉킨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의식 덕분에 하루를 단단히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가끔은 기록을 쓰기조차 힘든 날이 있었다.
그러나 억지로라도 몇 줄 적고 나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 순간 기록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기록은 나에게 일종의 대화 상대였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글 속에 털어놓았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덜 무거워졌다.
어느 날은 일기 속 나에게
“잘하고 있다”라는 말을 적었다.
그 짧은 문장이 뜻밖의 위로가 되었다.
스스로에게 건넨 그 격려가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지금 돌아보면 기록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었다.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해 준 든든한 줄기였다.
그 줄기가 있었기에 나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삶은 여전히 나를 흔들 것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기록이 나를 붙들어 줄 것임을 나는 안다.
그 믿음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지킬 수 있다.
결국 기록은 나를 살아가게 하는 또 하나의 힘이다.
흔들릴 때마다 붙잡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줄기이다.
그 줄기가 있기에
나는 내일도 다시 살아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