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과 계획

새해 목표는 벚꽃과 함께

by 노멀휴먼

여름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추운 겨울 날씨에 적당히 두꺼운 옷을 입지 않으면

손과 몸이 오들오들 떨었었는데,

지금은 얇은 바람막이 하나만 입어도

살짝 더운 기운이 느껴진다.


그렇게 또 계절이 바뀌었다.


돌이켜보면 올해 초, 추운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봄이 지나가면서 남긴 순간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싶어진다.


어느 날이었나,

봄이 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던 때가 기억난다.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 때문에

출퇴근길에 주변 풍경을 둘러볼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지만,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니 퇴근길에 새로운 길을

탐험해 보고 싶은 변덕이 생겼다.


그 길에서 나는 다양한 풍경과 함께

봄을 맞이한 자연의 생명력을 발견했다.

노란 개나리, 하얀 벚꽃, 보랏빛 진달래가

마치 세상을 새롭게 단장하는 듯했다.


계절이 바뀌며 자연이 변하듯,

내 삶에도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두꺼운 옷 대신 가벼운 차림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밤에 온수매트를 켜지 않고도 잠들 수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장판만으로 충분했지만,

30대에 접어들며 건강을 더 신경 쓰게 되어

온수매트로 바꾸었다.

하지만 아침에 여전히 상쾌하지 않은 걸 보면,

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봄 덕분에 주말마다 올림픽공원이나 산책로를 걸으며

따뜻한 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다.


대학생 시절이었다면 즉흥적으로 친구들과

어딘가로 떠났을 텐데, 직장인이 된 지금은

즉흥적인 여행이 어려운 대신

신중하게 하루를 계획하는 삶의 묘미를 즐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에 그렇게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열정이고 멋이라 생각했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다 보니

지금처럼 마음속에 작은 희망을 품고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봄날의 공원에서는

커플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가족들이 햇볕을 즐기며 산책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종종 반려동물과의 동행을 하는 사람들이

여유로운 산책과 배설물을 치우는 고통을

함께 즐기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은 대인배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봄날의 주말은

따뜻한 햇살과 함께 평온하게 보냈다.

봄이 주는 선물 같은 날씨를 집에서 보내는 건

삶에 대한 작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계절의 변화는 우리의 삶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겨울 동안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을 성찰했다면,

봄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계절이다.


새해 목표를 추운 겨울에 세우는 대신,

꽃이 피어나는 따뜻한 봄날에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거리마다 만개한 꽃들이

우리의 도전을 응원해 주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다음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봄날에

새로운 목표를 세워볼 계획이다.

나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하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마트폰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