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이 책은 정말 완벽한 수학책이다

월간 <책이 있는 구석방> 2604069 <용감한 수학 10>

by 또 다른 나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10 : 원뿔대를 타고 우주로 출발!> 남호영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XL / 한솔수북 1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예순아홉 번째 리뷰는 진짜 용감할 수밖에 없는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10>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이 9권이었고, 현재 1권에 이어 2권을 읽고 있는 와중에 10권을 먼저 꺼내 들었다. 그리고 결말에 살짝 충격적이었다. 책제목처럼 정말 '용감한 수학'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그런 결말을 내놓을 수 있었는지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있는 나였기에 그런 결말이 가지고 올 미래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시공간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시간' 따로, '공간' 따로 생각하는 '고전수학'에 익숙하고, 그런 수학적 계산만으로도 지구 안에서는 대부분 설명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지구 안에서도 '시공간의 법칙'은 엄격하게 적용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다는 것이 문제이고,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오차 또한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공간을 나아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너무나도 광활하기 때문이다. 그럼 시공간이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것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책 속에 풍덩 빠져든 뒤에 나눠 보자.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10> 관점 포인트 : 파이의 행성인들이 오래 전에 타고온 우주선은 지구의 고대 비밀을 간직한 비밀 기지이기도 했다. 지난 9권의 내용이 바로 그 비밀을 파헤치면서 수학적 원리를 탐구하는 이야기로 채워졌고, 그 비밀을 풀면서 지구의 망가진 환경을 다시금 복원할 수 있는 비법도 엿볼 수 있었다. (아직 안 본 책도 있지만 짐작컨대 스토리텔링이 그렇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런데 10권에 이르자 그간 꽁꽁 감춰졌던 비밀기지가 루아의 엄마 남박사와 Q박사에게까지 공개가 되면서 지구 환경을 되살릴 수 있는 비법마저 깨우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시리우스 행성인인 파이가 되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그 사실을 안 루아는 파이와 함께 지내던 추억을 끄집어내며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어했고 마침맞게 파이의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자 루아는 두 말 없이 용감한 결단을 내리는데...


사실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용감할 수밖에 없다. 아니 용감하지 않으면 연구 자체를 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조차 추운 극지방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육체적 힘'이 뒷받침되지 못한 허약한 사람은 과학을 연구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전세계 과학자들은 '몸짱'에 '얼짱'인 경우가 흔하다. 우리가 과학자라고 하면 흰 가운을 입고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두꺼운 안경을 끼고 연구에만 매진하는 것처럼 연상하는 것은 가장 큰 오해다. 어떤 과학을 연구하더라도 '실험실 밖'에서 연구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 본격적인 과학활동을 하려면 '모험가'는 기본 장착이 되어 있게 된다. 이는 수학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수학공부 한답시고 학원에 틀어박혀서 문제집만 들입다 푸는 생활만 하다가 실제로 대학에서 수학과를 전공하게 되면 생각 밖으로 실외에서 활약하는 수학자를 보면서 깜놀할 것이다.


그래서 그 정도 수준에서 이 책의 제목도 '용감한 수학'이라고 정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와우~ 우주 여행까지 떠난다는 결말이라니. 정말 놀랐다. 근데 내가 왜 놀랐을까? 그건 시리우스 항성계 행성까지 '원뿔대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갔다고, 그게 가능하다고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루아가 무사히 지구에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지구가 그때까지 존재하고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다.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계산을 하면 예측할 수 있는 결과인데,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인은 '우주선의 속도'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지구에 머무는 사람'과 현저히 다르게 흐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에서 달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냈을 때에도 우주선 안에 머물던 우주인은 지구인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시간이 흘러서 '젊음'을 짧으나마 유지했고, 상대적으로 지구인은 우주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늙어지게' 된 것이다. 왜 그럴까?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서 '시공간의 속도'가 다르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우주선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면 '시간은 멈춰진 상태'가 되고 '공간만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지구인은 속도가 0인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만 흐르는 상태'가 되고 '공간은 0, 다시 말해 멈춰진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저히 다른 두 상태에 놓인 우주인과 지구인이 서로 다른 '시공간의 흐름'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빛의 속도로 날아간 우주선 안의 우주인은 아무리 먼 거리의 공간을 이동했더라도 '순식간'에 이동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시공간에 지구에 남겨진 사람들은 '멈춰진 지구 공간' 안에서 '시간'만 하염없이 흘러가게 된다.


그 결과, 이 책에서 루아와 남박사는 한 번 떠나게 되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한 번 흘러간 '시공간'은 다시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 책에서 보여준 결말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으로 똘똘 뭉친 '용감한 수학자'라고 하더라도, 영영 이별할 수도 있는 선택을 너무 용감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한 가지 희망을 남기고 있기는 하다. 시리우스 항성계 행성인들의 '과학기술'이 지구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남겨 있다. 그런 '시공간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에 파이도 가족과 떨어져서 지구에 홀로 남겨졌지만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파이가 가족과 재회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루아도 남박사와 지구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희망이 남겨진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리우스 행성인의 뛰어난 과학기술은 '비밀기지'였던 '원뿔대 모양의 우주선'이 아무런 흔들림도 없이 오직 공기중의 '수소'만을 이용해서 사뿐히 착륙했다가 이륙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짐작할 수 있다. 원래 지구에는 엄청난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지구 중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지구 탈출 속도'라는 것이 있다. 한마디로 지구 중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속도'라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그 정도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 '엄청난 화력'이 필요하고, 그런 엄청난 화력을 내기 위해 '많은 연료'가 필요하며, 그 많은 연료를 싣기 위해 '우주선의 크기'가 커져야 하고, 커진 크기만큼 '우주선의 무게'가 늘어나고, 늘어난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서 '더 많은 연료'를 채워야 하고, 더 많은 연료를 채우기 위해 크기를 '더 키워야 하는' 등 끝없는 딜레마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계산한 사람이 바로 구소련의 과학자 치올코프스키다.


나가는 글 : 정말 깜짝 놀랐지만 한 가닥 희망을 남겨 놓았기에 나름 안심을 하며 책을 덮었다. 아직 시리즈를 다 읽어보지는 못한 상태지만 정말 대단한 수학책인 듯 싶다. 어린 시절에 이런 책을 만나는 경험을 한 것만으로 '꿈의 스케일'이 정말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은 까닭은 단순히 '수학계산'만을 위한 수학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써먹을 수 있는 수학'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스토리텔링을 이어갔기 때문에 수학공부가 지루할 새가 없게 만들었다. 이게 정말 대단한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모든 초중등 학생들이 수학교과를 좋아할 거라는 기대는 너무 섣부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간직한 의의를 설명해준다면 아이들이 분명 '수학교과'를 다르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 현재 학교 교실 수학수업 풍경은 정말 가관이다. 일단 절반 이상이 숙면을 취한다. 애초에 들어도 이해하지 못할 과목이라고 판단하고 그냥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깨어있는 절반 가운데 절반은 '딴짓'을 한다. 역시나 같은 이유다.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고 싶어도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냥 자포자기를 한 학생들이다. 그리고 남은 '반의 반' 학생들도 수학이 좋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그저 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학교에서는 그저 '진도'를 맞추고 있을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수학성적이 아무리 좋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 나라 학생들이 외국 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지만 그 뛰어난 실력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기지 못하는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창의성이 없어서? 그저 문제 푸는 기계이어서?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기껏 공부한 내용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떻게 집필되어 있는가? 단지 '수학공식'만 나열하거나 '수학풀이'만 열거하지 않았다. 반드시 '그 이유'까지 낱낱이 밝히고 있다. 이걸 캐치하며 이 책을 읽은 학생이라면 분명 엄청난 인재가 될 가능성이 무척 짙다고 볼 수 있다. 달콤한 열매만 따먹는 것이 아니라 아예 '뿌리 깊은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재주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뭘 하든 다 잘 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인 셈이다. 내가 이 책에 홀딱 반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만하면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화면 캡처 용감한수학10 2026-04-05 22302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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