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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소니아 Feb 15. 2024

이별과 만남

일본여행 8일차 (2024.01.22.월) / 동심

I.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1. 안녕 아라토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맞았다. 정말 찐 로컬이였고 시설은 많이 낡은 숙소였지만 청결했고 직원분들도 모두 친절하시며 잠자고 씻는데에는 문제 없었던 숙소 '헤이와이 호텔 아라토' 오늘을 끝으로 이별이다.. 많이 그리워질 것 같다. 이 숙소에서의 마지막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약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내가 시장에서 구매한 기념품을 캐리어에 넣고 움직이려 했는데 캐리어에 옷들로 인해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들고 이동했다. 체크아웃 시간은 10시 00분까지였다. 그래도 나는 방을 깨끗하게 쓰는 편이라 분리수거할 쓰레기들은 따로 봉지에 모아뒀고 치우기 쉽게 잘 보이는 곳에 납두고 일반쓰레기들도 최대한 꾹꾹 눌러 담아 놓았다. 그 후 체크아웃하러 카운터로 내려왔다. 카운터에서는 항상 내 아침과 점심쯤 내 열쇠를 받아서 보관해주시는 안경 낀 직원분이 계셨다. 이분께 체크아웃을 하고 1주일 동안 신세많이졌다는 감사인사와 함께 숙소를 빠져 나왔다. 항상 런닝을 뛰러가던 길 중간인 오호리 공원역에서 잠시 회상을 하고 지하철 타러 갔다.


 2. 신칸센

 신칸센을 타기 위해 하카타역으로 왔다. 내가 예약한 교토행 신칸센은 11시 35분 출발이였다. 내가 하카타역에 도착한 시각은 10시16분쯤이였다. 촉박하게 오는 것 보다는 일찍 와서 여유럽게 기다리는 것이 낫기 때문에 나는 신칸센 개찰구 앞에 위치한 시애틀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후쿠오카에서의 추억을 한번 더 회상했다. 그러다 얼마가지 않아 인규에게 보이스톡이 왔고 인규에게 후쿠오카썰을 짤막하게 풀었다. 썰을 풀고 보이스톡을 끊고 난 뒤, 시간을 보니 벌써 10시 50분이였다. 대화가 잘 되는 사람과 대화를 하면 확실히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 같다. 한 20분 정도는 오다 노부나가의 역사와 교토에서 볼 거리들이 무엇이 있는지, 숙소 근처는 어떤 곳인지에 대한 정보를 탐색했다. 그리고 11시 15분쯤 내가 탈 신칸센의 플랫폼으로 가서 서서 기다렸다. 탑승과정이 좀 신기했다. 신칸센이 승강장에 온 시각은 11시 20~25분쯤이였다. 사람들이 내린 뒤, 바로 타지는 못하고 청소해주시는 분들이 먼저 탑승하신 후 10분 정도 지난 후 청소해주시는 분들이 나오면 그때 탑승하는 형식이였다. 나는 내 자리인 4호차 4번 E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신칸센은 출발했다. 여기서 내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 타기 전에 무언가를 먹지 않고 탄 것이다. 교토역 도착 시각은 14시 25분이였는데 공복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만 마신 나는 정말 배고파서 미치는 줄 알았다.


II. 교토 입성

  1. 호텔까지 가는 길

     (1) 택시

 교토역에서 내 숙소인 '호텔 M's  시조오미야'까지는 도보로는 40분, 버스로는 20분, 택시로는 13분이였다. 26인치 캐리어와 꽉 찬 가방을 들고 40분 걷기 빡세기는 하지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교토역에서 나의 상태는 일단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점심을 먹지 못해 심각하게 허기진 상태에 손에는 기념품과 우산까지 있었기에 택시 타기로 했다. 택시에 탑승하자 기사님께서 먼저 친근하게 어디 나라사람인지 물어보셨고 대화하기 편했다. 초반에는 아주 간단한 것들에 대해서 대화했기에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내가 해석을 못해서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나가지 못했다. 기사님께 내가 오다 노부나가와 오타니 쇼헤이를 엄청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기사님은 오다 노부나가에서 상당히 놀라는 표정을 지으셨다.  일본인이 뽑은 가장 위대한 일본인 1위에 랭킹한 사람이 오다 노부나가이고 14세기의 인물인데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오다 노부나가를 뽑으니 놀랄만하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한국에 있는 나에게 관광객이 '김춘추 혹은 김유신'과 '박지성 혹은 손흥민'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놀랄 것 같기 때문이다. 한국의 음식 중 찌개를 가장 좋아한시다고 하셨다. 이렇게 간단한 대화들을 하다가 어느세 숙소에 도착했다.


   (2) 호텔 M's 시조오미야

 

 숙소에 들어와서 체크인을 했다. 아라토 때와 가격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분위기가 정반대였다. 체크인을 끝내고 내 방인 902호로 들어왔다. 아라토의 복도와 방, 시조오미야의 복도와 방을 찍어서 친구 및 형들에게 보내주자 '신분 상승했네.'라는 반응을 많이 들었다.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창문 여는 방법을 몰라서 꽤 애를 먹었었다. 그래도 다행히 방법을 찾아서 창문을 열였는데 완전히 열리지 않고 측면으로만 공기가 통하게 되는 창문이였다. 신선한 경험을 준 창문이였다. 방은 확실히 신식이였고 화장실도 아라토에 비해 넓었다. 욕조가 좀 넓어져서 좋았다. 방에 짐을 풀고 점심시간에서 꽤 늦었지만 밥을 먹으러 나왔다.


 2. 지형정찰

   (1) 점심

점심은 일본판 김밥천국 같은 마츠야에서 소금구이 정식으로 해결했다. 이곳의 음식들은 보통 4,000원~9,000원 선이라 가격의 부담이 없고 맛도 괜찮아서 자주 애용 할만 하다.


  (2) 시조가라스마-쿄토가와라마치

 마츠야쪽으로 쭉 걸어가다보면 시조가라스마역과 쿄토가와라마치역이 나온다. 시조가라스마역부터 시작되는 백화점들의 행렬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사람들도 북적북적하고 진지하게 길의 이름을 백화점로드라고 지어도 될 정도로 백화점이 끊임없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내가 방문한 백화점들 중 타카시먀야 백화점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순간을 맞이했다.


  1) 동심

 왜냐하면 이 백화점 4층인가 5층쯤에 `맨다라케'라는 남성들의 동심들이 집합된 상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점에는 60~70년 전 애니메이션 혹은 만화의 피규어, 굿즈들이 모여있었다. 나도 한때 가면라이더에 미쳐 살던 나였기 때문에 피규어와 제품들을 많이 모은 덕후였다. 이런 나에게 한국에서는 인터넷상으로만 보던 제품들을 이곳에서는 실제로 볼 수 있었고 60년 전 가면라이더들의 제품까지 마주하니 정말 가슴이 뛰었다. 내가 좋아하던 가면라이더는 '가면라이더 블레이드'였다. 이 가면라이더의 킹폼이 있었다면 구매했었을텐데 40분동안 꼼꼼히 살펴봤는데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구매는 하지 않았다. 이 곳에는 중장년층의 아저씨분들도 꽤 계셨다. 그리고 틀어주는 브금으로는 일본 노래였지만 '히-로!(히어로~)'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것을 봐서는 어떤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이나 엔딩곡이지 않았을까로 추측이 되는 노래였다. 한 때 한번쯤은 '히어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남자들은 청년이 되고 중장년층이 되어버렸다. 나도 그렇게 되어버렸다.


 한 때, 내가 보면서 성장했던 가면라이더처럼 악을 물리쳐 평화를 유지하는 히어로가 될 수는 없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평화를 걱정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련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미련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평화를 지키고 싶다. 평화가 있어야 인간세상의 아름다운 면을 더 많이 볼 수 있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공군 장교로 복무하면서는 최전선에서, 정치학자·관료가 되어서는 후방에서 국가의 힘을 키우면서 평화를 지키는데 한 여생을 보낼 것이다.


      2) 닌텐도 교토

 맨다라케 위층에 닌텐도 교토라는 닌텐도에서 운영하는 대형 상점이 있었다. 이 곳에서는 닌텐도에서 히트를 친 오리지널 캐릭터들의 굿즈를 판매하는 곳이다. 마리오,동물의 숲, 젤다의 전설, 포켓몬, 별의 커비들의 굿즈들이 많았다.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젤다의 전설 굿즈가 가장 적어보이긴 했으나 내 시선을 유일하게 오래 잡았다. 왜냐하면, 일단 굿즈들의 생김새부터가 게임 속 디자인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고 간지가 났기 때문이다. 일본이 정말 굿즈는 세계 제일인 것 같다.


  (3) 가모 강 따라 걷기

쿄토가와라마치 역에서 쭉 나와 시저 오하시 다리로 왔다. 이 다리에서 보여주는 야경과 낭만이 장난없었다. 이 강이 교토역까지도 연결되어 있다고 하여 이 길을 따라 탐방에 나섰다.

 로컬지역이라 그런지 건물들 중 다수가 목조건물이였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교토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와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일본 풍경은 낮과 밤의 차이가 정말 하늘과 땅 차이로 크다. 밤에 걸으면서 본 풍경이 낮에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예상조차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 아침이 더 기대가 되었다.

 길을 따라 쭉 걷다보니 교토예술상업대학이 보였다. 대학건물이 박물관처럼 생겨있었는데 내일 아침에 해가 뜨면 가보기로 했다. 쭉 걷다보니 교토타워도 보이기 시작했다. 교토타워가 가까워 졌을 때쯤 방향을 그 쪽으로 틀었고 쭉 걸어갔다. 가는 길에 또 대형 박물관 같이 생긴 건물이 있었는데 여기도 학교라고 적혀있었다. 여기도 나중에 다시 와봐야겠다.

 교토타워에 도착했다. 교토역 바로 앞이자 교토의 관광지 탑3안에 들어가는 지역이라 그런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대형 쇼핑몰도 존재했다. 쇼핑몰에서 한번 슥 훑어보고 숙소로 다시 걸어서 돌아왔다. 로컬 지역으로 다시 들어오자 정말 한국의 도시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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