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조금은 아쉬운 이유
나는 일본의 여름을 좋아한다. (모니터로 볼 때만)
그곳의 여름엔 불꽃, 첫사랑, 스포츠, 청춘이 있다.
직설적인 에너지와 감정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최고의 계절.
올해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해지는 바람에 아리가또하며 잠드는 요즘. 그래도 아쉬운 것이 있다면 여름의 고교야구를 다시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 나는 매년 일본에서 열리는 고교야구대회의 포스터를 기다린다. 거기에 적힌 카피를 보고 있자면, 야구 룰도 모르는 나의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라니. 그지같았던 이번 여름이 아쉬울 정도라니.
(甲子園/갑자원/고시엔)
일본 고교야구 전국대회. 통칭 고시엔(갑자원)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야구 대회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다. 마이니치 신문에서 주최하는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인 3월의 고시엔. 아사히 신문에서 주최하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8월의 고시엔. 우리가 흔히 아는 고시엔은 8월의 고시엔이다.
여름 고시엔은 각 도도부현별 지역 예선의 토너먼트 우승자들이 모여 최고를 가리는 대회다. 일본 전 47개 지역에서 4천개가 넘는 고교 야구팀 중 단 49개팀만이 고시엔에서 겨룰 수 있다. 매 경기마다 47,000석에 달하는 고시엔 구장은 항상 만원이며 시청률은 20%가까이 된다. (보통 드라마 시청률이 15%를 넘으면 그 분기에 히트한 작품) 여름 고시엔은 일본 고교야구선수들의 꿈이며, 대학 진학이나 프로구단 입단보다 고시엔 진출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을 정도라고 한다. 그 나이, 그 시절에만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함이 있기 때문일까.
고시엔은 2015년에 100주년이었고, 올해 2018년엔 100회 대회를 맞았다.
지금부터 야구알못의 가슴까지 뻐렁치게 만드는 고시엔 포스터 몇개를 소개하려고 한다.
괜찮아. 그토록 연습했으니까.
지금의 동료들과, 하루라도 더 오래.
최선을 다한 너의 노력에 감사해
야구는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
너의 전력은, 모두의 용기가 된다
100년 동안 이어진, 여름의 꿈.
열중하면, 무적이 된다.
자신의 역사상, 최고의 여름.
고마워, 100번의 여름. 앞으로도.
저희들은 지금, 수많은 선배님들로부터 용기를 전해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고시엔이라는 최고의 무대에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섰습니다.
지금 저희가 여기 있는 것은 고향의 모두들은 물론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저희를 지탱해주신 덕분입니다.
그 모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그리고 전국의 모든 분들이 "고교야구를 보러 가자!"라고 말씀하실 수 있도록, 고교생답게, 거침없이, 시원하게, 정정당당히 플레이하겠습니다.
저희들의 모습이 모두에게 희망과 꿈과 힘을 전할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이 다할 때까지, 전력으로 싸울 것을 맹세합니다!
ㅡ 2014년 봄 고시엔 선수 선서 중에서
*고시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광고들*
선서.
우리는..이라기보다는
저에게 주목해 주세요
저는 이 대회에서 모두를 경악케 할 것입니다
스카우터들은 100년에 한 명 나올 괴물이라고 소동을 피우겠죠
제 머리 스타일은 대 유행할 것이며, 미소도 초 고교급.
더이상 집단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잃는 짓을 하지 않고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력으로 손에 넣을 것을
여기서 맹세합니다.
- Nike japan
야구부 매니저 같은거, 그만 둘걸 그랬어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거야? 프로선수가 될것도 아니면서
믿고 있어, 꼭 이겨! 그렇게 연습했잖아?
고마워, 여러분들은 내 3년간의 꿈이었어
"언젠가 우리 학교 야구부가 일본 최고가 되길"
달에게 맹세한 그 꿈은 언제나 너를 지켜봐주고 있어
- 포카리스웨트
*직역이 어색하다 판단한 부분은 임의로 의역했습니다. 의미가 크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의견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여기까지 시간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