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랜서를 하면서 일을 계속하려면 갖춰야 할 중요 역량이 있다. 셀프체크를 한다고 하지만 처음에는 어떤 걸 체크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었다. 누가 좀 나를 따라다니면서 이게 맞고 저건 틀렸다고 이야기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글쓰기 모임은 글을 쓰는 재미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글이 향상되고 있는가에 대한 갈증이 느껴졌다. 차라리 쓴 글 중 ‘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됩니다.’라고 말해준다면 그 부분을 수정해 보겠노라 얘기했지만 그런 문장은 없다며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분위기가 불편했다. 공감해 줘서 좋아할 때가 엊그제다. 내가 봐도 내 모습은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받기 힘들면 찾아다니면서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리랜서, 자영업. 1인 기업 사람들이 있는 모임에 나갔다. 자유롭게 일상 이야기를 했다. 대화 안에 짬짬이 그들의 노하우가 녹아 있었다. 대부분 서로의 장점을 높게 사며 아이디어 및 경험을 보태는 대화가 많았다. 좋은 경험은 또 다른 경험을 하게 했다. 글쓰기를 잘 하고 싶어서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처음 참여라 긴장되었지만 진행자님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글이 쉽게 써졌다. 내가 쓴 글을 읽고 ‘이 문장은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이 단어는 너무 찰떡입니다’ 한 명 한 명 느낀 점을 말해줬다.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정작 나는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할지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던 첫 글쓰기 모임의 기억이다.
글쓰기의 다른 모임을 찾았다. 글쓰기로 성장하고 변화하고 싶어서 팩트 중심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곳 위주로 알아봤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글쓰기 모임에 경험해 본 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다. 기존 모임과 별반 다르지 않게 자연스럽게 라포 형성이 되었다.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20분간 글을 싸ᅠ갔 다, 내가 쓴 글을 오른쪽으로 넘겼다. 나에게는 왼쪽에 앉아 있는 문우의 글이 도착했다. 흡입력이 있었고 은유가 잘 된 글이라 생각되어 내 글에 접목해 보고 싶은 비유 글이 많았다. 별표를 했고 굳이라고 표시했다. 그렇게 5명의 글이 지나갔다. 6번째 내 글이 내 앞에 와 있다. 무수히 많은 색깔 표시와 어지럽게 쓰인 글을 보며 한 글자씩 쓸어가며 음미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충 훑어보곤 멀리 창문을 응시했다. ‘단어가 너무 중복되어 흐름을 놓쳐요’ 머릿속에 맴돌았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피드백이 무서웠다. 다른 첨삭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3일이 지나고 피드백을 다시 봤다. 긍정적인 피드백도 보인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더 잘 보인다. A4 반 페이지 겨우 넘는 글에 너무 많은 피드백이 한 번에 쏟아지니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웠다. 분명 나에게 이로운 일이지만 그때의 나는 이미 마음이 쪼잔해져 있었다. 돌아오는 모임에 나가게 되면 이 모습이 들킬까 봐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피드백이 무서워 글쓰기를 멈췄다.
하지만 요즘, 그 과거의 경험을 극복하고 다시 글쓰기에 도전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다른 작가들과의 상호작용하며 내 글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어졌다. 어쩌면 기분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서 나도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나의 욕구가 꿈틀거렸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