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나무

by 조순호


흐린 나날들이 이어지다 내린 비에


공원의 나무들과 꽃들의 향기로 가득했던 5월의 날


기분 좋은 향기가 나를 이끌었다.


내가 마주한건 비에 흠뻑 젖은 보리수 나무 앞


코를 타고 들어온 향기는 금세 내 가슴을 가득 채웠고


그 향기는 내 머릿속에 5월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5월 이맘때가 되면


난 그 보리수 나무 앞에 서서


기분 좋은 향기를 맘껏 맡을 것이다.


우연히 내 곁에 온 기분 좋은 향기 한 움큼이


내 머릿속에 내 가슴속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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