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경주 : 똑같은 달팽이끼리 말로 판단하고 비교하는 이상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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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주는 영향력은 크다.
긍정적인 말,
부정적인 말,
힘을 주는 말,
무시하는 말 등
살아가며 말을 내가 뱉고 듣는 것보다
타인이 하는 말을 듣는 게 더 많다.
스스로 중얼중얼 많이 하긴 하지만, 타인에게 들려오는 말에 비할바가 못된다.
초중학교 시절의 은따와 고등, 대학시절의 거듭된 차선의 선택과 방황과 좌절은
타인의 나의 삶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기준이 없이 힘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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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의 나는 "조언 따위 듣고 싶지 않아"의 시즌이다.
이게 시즌마다 다른데, 어떤 시즌은 "변하고 싶으니 나에게 강력한 피드백을 해주세요"가 있고,
어떤 시즌은 "내버려 둬. 난 청개구리니, 내 문제 내가 알아. 조언 따위 잔소리하지 마. 알아서 내 몫 해갈게. 누가 정답을 몰라? 다 알아. 그러니까 네 삶이나 걱정해. 맘에도 없는 걱정한 한 톨 없는 아무 얘기를 조언한다 하지 말고."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딱 두 번째 시즌이다.
6개월간 대인관계를 끊고 내가 배우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를 다했다.
서울 가서 자취하고, 독립하고, 미술 배우겠다 왈왈왈 발발발 거리며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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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몇 년에 한 번 본 친구들, 자주 봤던 친구들을 만났다.
아주 나에게 무슨 소리 하고 싶어서 난리였다.
잘 왔다부터,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으으 기 빨린다.
난 본투비 고집쟁이라, 내가 마음먹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부모님 말도 이렇게 안 들었는데, 저 사람은 왜 나에게 잔소리를 할까, 내가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돌아온 지 2주 만에 떠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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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가 사랑이라 한다.
부모님은 이해한다. 타인은? 친구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선택지 아는 얘기만 하고, 어떤 거 내가 새롭게 해보려 하면 부정적인 가정부터 얘기를 한다.
"네가 이것도 못했는데, 그걸 할 수 있겠어? 현실적으로 생각해." 어이가 없다.
내 한계 내가 제일 잘 안다. 좌절을 수도 없이 하며 수도 없이 죽으려 했다.
그 사람이 나를 이렇게 판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어이가 없고, '손절해야겠다' 생각을 했다.
내 입이 방정인 문제인 듯싶다.
요새 사람을 만나고 오면 : 머리에 두통과 험한 말 : 이 내 입에서 나온다.
인생,, 나를 응원하는 존재는 나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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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회의감이 오면서,
왜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안 만나는지 알 것 같다.
서로 정말 관심 없는데, 각자의 삶의 무게로 타인을 위한다는 말들이 날이 서있어서, 서로가 하는 말에 상처받고 자기 속으로 자기 집으로 숨어든다.
다 똑같은 달팽이인데, 왜들 그리, 비교하고 판단하는지.
나도 왜 그리 비교하고 판단하는 말에 흔들리는지. 똑같은 달팽이끼리.
조금 일찍 출발한 달팽이
느린 달팽이
조금 빠른 달팽이
큰 달팽이
모두 달려가면서 각종 날 선 말들에 자기 집에 숨어들 거면서,
왜 서로들 연약한 물렁살을 공격하냐고 이 말이다.
둔감한 달팽이도 있을 것이나,
나는 정말 초예민, 과예민한 사람으로서
세상 살아가기 굉장히 피곤하니,
자극을 최대한 줄이며,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초예민 과예민 달팽이들 응원합니다!
각자의 기준을 확실히 가지며,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