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살: 내 삶에 간섭 좀 해주세요!
요즘엔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세상이 무너지는 큰일이 아니다.
내 밥벌이만 된다면 취미도 즐기고,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연애도 하면 된다. 제도에 묶이지 않고, 오랜 시간 신뢰를 가지고 함께 살고 있는 연인들도 꽤 있다.
그런데, 나는 결혼을 하고 싶다.
나에게 가족은 당연한 것이다. 미워도 힘들때 함께하고 싸워도 돌아서면 애틋하고 감사하다.
때로는 무뚝뚝하고 서툰 부모님이 싫고 답답한 순간도 있지만, 언제든 돌아갈 품이 있다는 것에 든든하고
한편으로 나의 형제가 귀찮아도, 누군가 그녀를 괴롭힌다면 가슴 깊이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면, 부모님이 그들의 가정을 꾸린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나의 가정을 꾸리는 것이 당연하고 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하게 내가 어른이 되니 세상은 결혼을 하지 말라고 난리다.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와 하지 않는 이유는 수백가지 수만가지 들려온다.
돈은 얼마나 모았어?
부모님 노후는 준비되어 있어?
직업은 안정적이야?
너무 젊을 때 결혼하면 아까워.
원룸에서 시작하는 것도 다 옛말이야,
결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마치 나를 결혼을 소꿉놀이로 생각하는 이상주의자로 만드는 것 같았다.
나는 당장 모아둔 목돈도 없다. 대학원에서 학위를 따는 중이라 그렇다할 안정적인 직업도 없다.
아마 결혼식을 위해 필요한 비용과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려면 내 삶의 주기에서 결혼은 마흔 살이 되어도 못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아직은" 결혼이 이른 사람이라고 결론이 내려진다.
그럼 또 한편으로 누군가는 조건은 부수적인 것이다.
결혼에는 양보와 배려, 사랑, 존중하는 마음, 함께 하면 즐거운 시간들
다툼과 충돌에 갈라지는게 아니라 더욱 단단해지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아름다운 답을 주기도 한다.
그럼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면 결혼해도 되는 것인가?
결혼 생활 중에 그 조건이 사라지면 결혼 생활도 끝나는 것인가?
그럼 마음과 배려만 있으면 결혼을 해도 되는 것인가? 그럼 지금인가?
이런 질문들이 꼬리를 물다보면
나에게 결혼은 떨어질듯 말듯 아슬아슬 하게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잘 익은 감이 되버리고 만다.
나무 밑에 누워서 잘 익은거면 곧 떨어지겠지하고 바보같이 입만 벌리고 있다.
도대체 결혼은 언제 해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