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보 아들, 바보 아빠입니다.
요즘 안 꾸던 꿈을 자주 꿉니다.
꿈속에서 펑펑 우는 나를 종종 발견합니다.
자꾸만 부모님이 꿈에 나오고,
펑펑 울다 꿈에서 깨어나곤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건 아닙니다.
늦은 나이에 정신차려
결혼하고 애 키우다보니,
정작 부모님이 나이드시고
내 곁에 얼마 못 계실 거라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정작 알고나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에 꿈을 꾸는 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꿈 속에서 펑펑 울다가 깬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그렇지가 않습니다.
꿈속에서 울다가
깨어서도 울다가
베개를 흠뻑 적시고
일어나는 일이 잦습니다.
일어나서도 진정이 되지 않습니다.
엄마 얼굴, 아빠 얼굴이 자꾸만 보입니다. 꿈에.
다른 집 어른이 돌아가셔서 다녀온 꿈도 종종 꿉니다.
자주 뵈러 가야겠다 싶습니다.
근데, 참 현실이 무섭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막 커 가는 나이라,
아이들이 어디 놀러가자고 보챕니다.
아이 데리고 다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뵈러 자주 가지 못하는 게
습관적인 변명이 되어 버렸습니다.
예전에 자주 뵈러 갔었는데...
가던 횟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전화를 자주 안 한게 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도 참 ...
전화 안 드린지 벌써 2주.. 3주...
너무하다 싶어 아침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그날 밤에 또 엄마아빠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펑펑 울었습니다.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걸까?
그래서 내 마음이 약해져 버린 걸까?
아니, 철이 늦게 들어설까?
그런가 봅니다.
'철 들고 나니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시고 없더라.,' 하는 사람들의 후회섞인 말들이 이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나도 그렇듯, 나중에 내 자식도 뒤늦게 그러겠지...
나도 참..
나는 바보 아들, 바보 아빠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