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앞. 고개를 푹 숙인 나사원.
월요일 아침. 눈 밑의 다크서클이 한 가득이다.
“괜찮아?”
이부장이 묻자, 나사원이 길게 숨을 뱉는다.
“부장님, 오늘 보고 두 개에 시연 준비까지… 벌써 지칩니다.”
이부장은 웃으며 말한다.
“나사원, 문장 하나 따라 해봐.
‘오늘 나는, 오늘 내에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만 한다. 무리하지 않는다.’”
그는 그대로 따라 한다.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앉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박과장이 달려온다.
“나사원, 문의 정리 먼저. 오후엔 데모 리허설. 아~ 회의자료 업데이트도.”
나사원의 얼굴이 굳는다.
“네… 오늘 내에 할 수 있는데까지만.”
나사원이 중얼거린다.
점심쯤, 짧은 회의.
김상무가 달력을 톡톡 두드린다.
“이번 주 일정, 리스크 미리 보고해요.”
공기가 순간 얇아진다.
이부장이 손을 든다.
“김상무님, 오늘 건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정리해 오후에 공유드리겠습니다.”
김상무가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대신 오늘 할 건 확실히 해줘요.”
오후.
나사원은 첫 번째 메일함을 비우고,
체크리스트 하나를 그어낸다.
작게 말한다.
“오늘 나는, 오늘 내에… 무리하지 않는다.”
두 번째 체크가 그어질 즈음,
주변 소음이 멀어진다.
해가 유리창을 노랗게 칠한다.
퇴근 직전.
나사원이 이부장 자리로 와서 웃는다.
“이부장님, 생각보다 하루가 그냥 흘렀습니다.”
“그래. 일어나지 않은 미래는 내일 와도 늦지 않아.
오늘은 오늘만큼.”
그는 가방을 메고,
다시 중얼거린다.
“오늘 나는, 오늘 내에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만 한다. 무리하지 않는다.”
가볍게 손을 흔들고,
엘리베이터로 사라진다.
하루가 그렇게 끝난다.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눈앞의 한 가지부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걱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