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영어의 자신감을 갖게 된 순간

by Ashley

아주 무더웠던 여름, 방학만을 기다리며 약 2달이 지났다. 그리고 맞이한 첫여름방학. 9월 학기제 특성상, 겨울방학이 상대적으로 짧고, 여름방학이 약 2달 정도로 길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을 때는 여전히 인도는 더웠고, 나는 차츰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다만, 아직 온전히 수업을 따라가거나 친구들과 많은 소통을 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때 부모님은 여름방학을 거의 벼르고 계셨던 것 같다. 영어 특훈을 하기 위해서...


이때 당시 한인 커뮤니티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 스스로가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이곳에 몇 년씩 지내도 영어가 늘지 않는다는 썰(?)이 돌았다. 그래서 부모님이 좀 더 다급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시간을 기회삼아 더 몰아치듯 공부를 시켰고, 또 다행히 잘 따라갔던 것 같다.


그렇게 꼼짝없이 나는 오빠와 엄마와 함께 두 달 동안 아무 데도 놀러 가지 않고, 매일매일 영어공부를 했다. (그때 나이 11살, 아마 내 11년 인생 중 가장 열심히 살았던 순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일주일에 10개씩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들을 외우고 아빠랑 주말에 시험을 보고, 평일에는 Grammar in Use와 현지 초등학생들이 영어공부를 할 때 사용하는 교제를 잔뜩 사서 매일매일 공부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갔던 CD가 같이 들어있는 Magic Tree House를 하루에 한 권씩 들었다. 그리고 매일 스카이프로 화상 전화를 했다.


이때 생각해 보면, 그전까지 공부란걸 이렇게 많이 해본 적도 없었고, 당연히 좋아하지도 않았었던 내가 어떻게 이 시간을 잘 견뎠나 싶기도 하다. 나 스스로도 많이 불안했을까 싶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지나고 새롭게 5학년으로 학교를 간 첫날, 나는 나의 놀라운 변화를 느꼈다. 그건 자신감이었다. 물론 두 달 바짝 공부한다고 한들, 겨우 자기소개만 하던 내가 영어가 늘었다면 얼마나 늘었을까. 그러나 그렇게 했기 때문에 나 스스로 자신감이 붙어서 아무렇게나 막 말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친구들, 선생님들은 많이 놀랐고, 또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니 더욱 신이 나서 거침없이 영어를 쓸 수 있었고, 그 시점으로부터 훅훅 늘기 시작하며 머지않아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소통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이때 나는 결국 내가 먼저 얘기하고, 혹여 틀린다고 해도 부딪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절실이 깨달았다. 내가 틀릴까 봐가 걱정돼서 말을 하지 않기 시작하면, 들리는 귀는 자연스럽게 트일지 몰라도, 결국 말을 못 하는 건 똑같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내가 틀려도 아무도 지적하지 않고, 놀리는 사람도 없다. 왜냐, 그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영어실력이 완벽하지 않다. 몇 개월만 한국에서 지내면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시 영어를 편히 쓰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한동안은 그럴 때마다 저 당연하다는 생각을 잊고 때로는 움츠러들기도 하고 스스로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 때를 생각하며 다시 말한다. 틀려도 그냥 한다. 의미만 잘 전달되면 되지 라는 생각을 늘 갖고 얘기한다. 그러다 보면 또다시 영어가 잘 되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


이런 깨달음을 갖고 나는 학교 생활을 점차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가 영어를 쓰는 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생겼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집에서 영어공부를 물론 꾸준히 했다. 단어도 외웠고, 화상영어도 했고, 문법공부도 빼놓지 않았다.


이렇게 나는 내 학교생활이 순탄하게 흘러갈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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