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 늘 궁금했다.
내가 내려간 몇 분 사이, 은호는 얼마나 오랜 시간 그 아이들에게 붙들려 있었을까?
강사들 누구도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 상황이 끝난 걸까?
그때 바로 상황을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아이들이 물을 뿌릴 때야 상황이 애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지만
강준이가 은호의 두 다리를 잡고 천천히 뱅글뱅글 돌리기 시작했을 때
바로 소리를 질렀어야 하지 않았나?
분명 위험한 행동이었는데
강준이가 그렇게 과격하고 폭력적으로 돌변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강준이가 은호의 두 다리를 잡던 그 순간 분명 위험신호를 감지했음에도 ‘설마’ 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희준엄마 말마따나 내가 너무 예민한 거라 믿고 싶었다.
동시에 대체 강사들은 왜 애들을 못보나?
강사 중 누구라도 제발 쟤들 좀 말려주길,
4월 그때처럼 순식간에 상황을 종료해주길 간절히 간절히 바랐다.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얼마 안 가 상황이 순식간에 돌변했고
더 이상 강사들만 믿고 참관실에서 보고 있을 수만 없었다.
나중에 다른 학부모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창문을 두드리고 수영센터로 뛰어내려가자
강준, 희준엄마도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한다.
두 엄마 모두 창문을 세게 두드리며 아이들을 말렸고
정말 운 좋게 희준이가 참관실의 자기 엄마가 팔로 X자를 그리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이어 희준이가 은호를 내리꽂는 강준이를 향해 손으로 X 제스추어를 취했고
그제서야 강준이의 행동이 멈췄다고 한다.
내가 다시 올라왔을 때 사람들이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휴, 그래도 저러면 안되지”
“위험하게 저러면 안되지 쯧쯧!”
내가 찍은 영상은 2분이 채 안된다. 물싸움이 시작되는 장면부터 영상에 담았고 그 중 강준이의 잔인한 행위가 담긴 장면만 56초였다. 촬영을 중단하고 수영센터로 뛰어가서 강준이의 행위가 얼마나 더 지속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소 1분 이상이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