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그날의 긴 이야기를 전했을 때 남편의 반응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
“휴... 너무 어이없는데 아이에게 어른이 말한 걸로 문제 삼으면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지.
그 엄마 프레임 바꾼 거네.
너가 그 엄마한테 역관광 당한 거야.
그쪽에서 나중에라도 아동학대로 우리 신고할 수도 있어.
정말 더럽게 걸렸다.”
이후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친구와 긴 통화를 끝낸 남편이 위로하듯 말했다.
남편 친구는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친구 말이 현장에 있다보면 이런 일 가끔 본대.
한 명을 찍어놓고 유난히 괴롭히는 애가 있는데 상대 애 엄마는 안보이고.
그래서 피해자 엄마가 걔한테 가서 한마디 했는데 갑자기 상대방 엄마가 나타나 난리치는 거지.
그럼 피해자 아이도 엄마도 아무말 못하고 역으로 당하고 집에 간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거 뻔히 보이지만 직원들도 섣불리 나설 수 없다더라.
말 그대로 피해자는 피눈물을 흘리며 집에 가는 거야.
그리고 다음부터 안온대.
가해자 애는 아무렇지 않게 잘 나온단다.
웃긴 게 가끔 한번씩 있는 일이래”
솔직히 큰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더 답답하기만 했다.
그럼 어른이 돼서 잘못한 아이에게 훈계 한 번 못한다는 말이야?
오히려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고?
그런게 어딨어?
똑같은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고 허우적대고 있을 때 사무장의 한마디는 ‘유레카’ 같았다.
이래서 모르면 당한다고 하는구나.
전문가들을 만나 더 깊이 있는 견해를 들어봐야 했다.
다음 글은 'Ⅱ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