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말고 생활하기 그리고 사랑이란.
미지 이거 물어봐도 되나? 그러니까 예전에 너도 병원에 다녔었잖아. 그런 게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완전히 좋아졌는지?
*정신건강의학과
지원 안 그래도 내가 무슨 얘기를 해야 한다면 이 얘기가 제일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어. 요즘 그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진짜 완전 괜찮아졌거든.
미지 진짜? 그게 가능한 거였어?
지원 응. 요새 완전 평온하거든?
미지 몇 년 만에 그렇게 됐죠?
지원 언제부터 그랬다고 딱 말을 하긴 힘든데, 너무 많은 꺾이는 시기가 있었으니까. 그 횟수나 빈도도 그때그때 다르고, 중간에 무너질 때도 너무 많았지. 그러니까 이게 진짜 너무 할 얘기가 방대해서 딱 정리를 하기는 어려운데, 말하자면 완벽한 하루는 없고 완벽한 삶도 없고 행복도 완벽한 행복은 없어. 사람이 행복할 때도 있고 불행할 때도 있는 거니까.
일단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을 겪게 되면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건 일단 필수지. 그때는 일단 희망을 거의 신처럼 받들면서, 나는 나아질 수 있다. 난 날 위해 노력하겠어. 나를 사랑해 주겠어. 이렇게 하는데 나도 너무 옛날이라 그때의 심정이 잘 기억은 안 나.
근데 어느 정도 좀 나아졌을 때 과도기에서가 사실 어떻게 보면 더 외롭고 힘들 수도 있는 것 같아. 상담받거나 약 먹고 이럴 때는 그래도 주변 사람들도 좀 나를 조심스럽게 대해주기도 하고, 나도 합당하게 좀 휴식을 줄 수도 있거든. “그래 나 이렇게 너무 힘든데 좀 쉬자.” 하면서. 근데 조금 살만해졌는데 아직 취약한 상태일 때. 그때 약간 약간 과도기니까.
미지 내가 약간 과도기인 것 같아.
지원 그런 과도기에 아마 대부분 그럴 것 같은데, 행복하게 사는 거나 아니면 평범하게 사는 거,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거에 집착하게 된다고 해야 되나? 나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나는 행복해야만 하고. 근데 사실 그런 하루는 영원히 오지 않으니까.
미지 그래서 그 집착을 버리게 됐어?
지원 응. 그래서 좀 필요한 게 유연하게 생각할 줄 알게 되는 거?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거. 나도 모르게 극단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나는 행복해야만 되는데 왜 오늘 이렇게 기분이 안 좋지? 할 수 있는데 근데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되도록. 이런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
미지 근데 그게 진짜 쉽지 않네.
지원 쉽지 않지.
미지 그 문장을 논리상으로는 알지만...
지원 모르는 사람은 없어. (웃음)
미지 이걸 이렇게 체화하기까지는 너무 어려워.
지원 그러니까 집에서 만약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우울해졌어요. 너무 슬퍼. 그러면 아 오늘 슬픈 날이구나, 이렇게. (웃음) 아 오늘은 그런 날이구나. 그냥 받아들이기. 근데 또 그때만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블로그 쓰기라든지. 그렇게 생각해 보는 거지. 그리고 또 아마 대부분 우울하거나 좀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가 되면 운동을 안 해요. 근데 그게 진짜 크다? 운동 밥 잘 챙겨 먹고 운동하는 거.
미지 맞아. 맞아.
지원 나를 좀 가꾸고 돌보고 , 매일 씻고 집 치우고... 그냥 생활하는 거.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중에 《바른생활》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거기에 “생각을 하지 말고 생활을 하자.” 이런 가사가 있는데 그게 진짜 모든 우울증 환자에게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해. 근데 전 그렇게 막 심각한... 아닌가? 심각했나? 이것도 이제 기억이 안 나. 내가 어땠지?
나는 되게 빨리 회복한 편인데 오히려 그 뒤가 좀 오래 걸렸던 것 같아. 회복은 했는데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지? 예를 들어서 연애를 할 수도 있고 일을 할 수도 있고 그렇게 사람들이랑 부딪히다 보면 또 새로운 고민이랑 새로운 위기가 생기는데 그럼 그때마다 또 무너지고 한순간 갑자기 취약해지고 그런 게 생기니까. 사람마다 다른데 저는 상담 심리를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미지 그렇겠다.
지원 아 그래서 그렇구나. 그렇게 접근할 수 있구나. 또 해결법까지 알게 되니까 그러면 그런 유용한 질문들을 스스로한테도 적용시킬 수 있으니까. 책 많이 읽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
미지 그냥 그런 것 같아. 이런 거 다 이제 다들 알고 있지만 계속하는 건 쉽지 않단 말이지. 그걸 계속해야 되고 계속 노력해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지원 일종의 종교처럼. 예를 들어서 기독교를 믿는다면 교회를 가는 이유가 계속 마인드셋 하고 상기시키려고 하는 거니까. (웃음)
미지 나도 요즘에 그냥 막 퇴근하고 나서 뭐 하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 이러면서 그냥 청소 좀 하고.
지원 진짜 뭐라도 하면서
미지 생각하지 말고 뭘 좀 하자.
지원 그리고 헬스장에 가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경건해져서. (웃음)
미지 생각하지 말고 몸을 힘들게...(웃음) 마음이 힘들면 몸을 힘들게 하자.
지원 우울하거나 분노나 이런 걸 그렇게 풀 수 있는 좀 수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너무 개개인마다 또 다르면서 또 공통된 부분도 많아서.
미지 아무튼 뭐 완전 좋아졌다니, 희망을 느낍니다.
지원 그래서 항상 뭔가 이제는 20대 중반이니까 초반 때랑은 달라진 게 이제 인생에서 좀 확신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겼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중요하지는 않지만 확신할 수 있는 그런 것들. 예전에는 온통 다 물음표고 온통 다 모르겠고 이게 뭐지? 나 어떻게 해야 되지? 난 어떻게 살아야 되지? 정말 끝이 있을까? 항상 두려운 게 정말 이 힘들고 그런 거에 끝이 있을까 없으면 어떡하지? 했는데, 끝이 있었어서. 근데도 웃긴 게 끝이 없기도 하고 끝이 있기도 하고. (웃음)
미지 이게 철학인가..?
지원 그러니까 이 고통스러운 건 언젠가 끝나지만 근데 또 돌아오지. 계속 반복되고 순환되는 거라서. 근데 그걸 내가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좀 힘든 게 오면 또 해결하거나 받아들이면 되니까 마음이 편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벗어나려고 할수록 오히려 더 고통스럽고 그러니까.
그래서 그냥 다양한 게 다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영화랑 책도 많이 보고. 사람들 어떻게 사는지도 많이 봤는데 그거보다는 좀 오히려 혼자 시간을 보냈다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미지 맞아.
지원 생활하는 거. 진짜.
미지 오늘의 키워드다. 생활하기.
지원 집안일 열심히 하는 거.
미지 맞아. 맞아. 그럼 좀 건강해지니까.
지원 운동하고 뭔가 사람으로서 해야 될 걸 하는, 나를 돌보는 그런 게 도움이 제일 많이 됐거든요.
미지 또 이렇게 블로그 보다 보니까 또 작년에 너한테 많이 들었던 얘기 같은데 《헤어진 결심》을 왜 그토록 좋아하시는지?
지원 아~ 나 진짜 너무 좋아해서.
미지 나도 좋아하긴 하지만 조금은 어렵고... 그리고 나는 엄마가 되게 좋아하더라고. 내 주변에서, 내 동년배 중에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어요.
지원 일단은 박찬욱 감독 영화 자체가 되게 마이너 하니까, 저는 그게 너무 재밌는데, 왜 마이너 하지? 이해가 안 돼서 알게 된 거죠. 내가 마이너 한 취향을 가지고 있구나. (웃음) 원래 그 감독의 사랑 영화를 너무 좋아했는데 자꾸 그 감독은 영화로 사랑 영화라고 이렇게 대놓고 표현을 안 하는 거 맞아요. 나는 로맨스 못한다고 하는데 너무 잘하고.
그나마 사랑 영화가 임수정이랑 정지훈 나오는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이거 정도 있었는데 《헤어질 결심》은 진짜 대놓고 로맨스 멜로니까. 이거 대박이다. 탕웨이랑 박해일이다! 이런 비주얼도 좋았고. 일단은 유머 코드도 맞았고 미장센도 내 취향이었고 워낙 일단은 요소요소가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영화니까 재밌었고.
사실 그게 ‘어떻게 해야 돼?’ 이걸 제시한 뭔가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기보다는 그냥 표현한 느낌이었어요. 사랑은 이런 거라고. 그냥 사랑을 그대로 표현하는. 근데 그게 전체적인 시나리오는 수사인데 사랑이 거기 다 담겨 있는 그것도 되게 잘 맞다고 생각했고. 대사 같은 것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되게 잘 표현한 대사들이 많았어.
미지 어떤 대사를 좋아하시죠?
지원 뭔가 로맨틱한 대사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진짜 원초적인, 사랑하면 나오는 그런 말들이 많아서. 거기 아마 블로그에 적혀있을 텐데. (웃음)
숨을 쉴 것만 같았죠. 이런 대사가 있었어. 사랑하는 사람을 한동안 못 보다가 마침내 만났을 때 숨통이 트이는 듯한 기분을 딱 집어서 그 여자가 얘기를 해요. 근데 사실은 그게 자기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거고 자기도 그 사람을 보고 숨통이 확 트였기 때문에 그렇게 물어본 거라는 게 두 번째 봤을 때부터 느껴지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내용만 보다가 재밌어서 한 번 더 봐야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한 번 더 봤는데.
미지 다들 이거 두 번 이상 봐야 된다고 하더라고.
지원 무조건. 이게 애초에 만들어지기를 2회 이상 보도록 만들어진 것 같아. 다회용 영화.
미지 다회용 영화 (웃음)
지원 처음 보면 그 여자 주인공 서래의 마음이 도저히 읽히지가 않는데 두 번 보면 그때부터 읽혀서 오열하게 된다 해야 하나. 아무튼 이 영화는 사랑을 있는 그대로 담아놓은 것 같아서. 그렇지, 저게 사랑이지.
미지 본인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뭔가요? 너무 어려운가.
지원 사랑이요?
미지 사랑이란~ (흥얼)
지원 어... 약간 두근거림..? (웃음)
미지 방금까지 막 사랑은 이거인 것 같다! 이러더니 갑자기 머뭇하네. (웃음)
지원 그러니까 별 게 없다? 영화에서도 보면 사랑이 막 대단한 게 아니고 되게 유치하기도 하고 좀 폭력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파멸로 이끌기도 하고 또 누군가를 살아있게 하기도 하고.
뭐 커피 같은 거 보면 카페인 때문에 두근거리는데 그게 적정량 들어가면 되게 활기를 주지만 과다 복용하면 중독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약간 그렇듯이, 사랑도 그냥 감정이라고 생각해. 그저 되게 이런 거에 있어서 좀 시니컬해서. 사랑은 두근거림일 뿐이다! 이제 이후에 우리가 의미 부여를 하는 거죠. 사랑이 나를 살렸어. 사랑 내 인생의 전부야. 하지만 사실 사랑은 그냥 두근거림일 뿐이다. (웃음)
미지 이지원 왈.
지원 하지만 그게 우리가 살아갈 힘을 주고 삶의 의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랑 때문에.
미지 얘기하다 보니까 《헤어진 결심》 다시 보고 싶어. 두 번 봐야 되는구나.
지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는데 어릴 때 영화를 되게 좋아했었어요. 근데 코로나 영향도 있었고 한동안 잘 안 보다가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또 마침 그 영화의 전당이 고등학생 때 되게 기분이 안 좋을 때 기분 전환으로 많이 갔던 공간이라.
미지 맞아. 영화의 전당 공간 자체가 너무 좋아.
지원 그래서 그 공간 자체가 주는 의미도 있어서 갔는데 헐, 너무 재밌잖아. 그리고 진짜 그 감정을 확 전달받고 공감을 했으니까 막 심장이 뛰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보면 영화 내가 영화를 그래서 사랑했구나, 하는 걸 알게 돼서 그런 의미도 있었던 것 같아. 되게 느끼는 바가 많아서.
미지 그렇구나.
나는 제티가 나만큼 되게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기획단체 0에서의 지원이의 활동명
지원 거의 뭐 안 즐기는 콘텐츠가 없는. (웃음)
미지 나도 그런 편인데 널 보면 그런 사람이 또 있어서 너무 반갑고.
지원 누가 뭘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참 곤란하다.
미지 여기는 이걸 좋아하고, 이 장르는 이걸 좋아하고요.
지원 (웃음) 어떤 거에서요?
미지 그래서 요즘 재밌게 본 콘텐츠가 뭔지 궁금했어.
지원 최근 관심사?
미지 응응. 또 많나요?
지원 영화는 영화관 가서 《엘리멘탈》 을 봤는데 진짜 재밌었고 웰메이드 같은 느낌. 개성이 있었다기보다는 웰메이드. 픽사가 어느 순간 되게 다정한 영화를 많이 만들고, 깊이 있는 철학이 항상 담겨요.
미지 맞아. 《소울》도 픽사 아냐?
지원 《소울》도 픽사. 《소울》도 진짜 인생 영화 등극했지. 픽사 영화가 갈수록 되게 철학적인 의미를 담으니까 다음 영화는 어떨까 기대하게 되더라고.
그리고 책은 《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이라는 책이 있는데 어떤 공부 많이 하신 일본 분께서(웃음) 쓰신 책인데 다양한 철학 사상 이론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되게 담백하게 에세이처럼 써요. 대학생 교양 강의로 했던 강의 내용을 책으로 쓴 거라서.
미지 재밌어 보인다.
지원 그래서 20대한테 강추. 대학생에게 강추. 20대 초중반 강추합니다. 그거 되게 재밌었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진짜 슬슬 읽히는데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아요.
미지 요새 꾸준히 보고 있는 건 없어요?
지원 꾸준히? 《모던 패밀리》 를 다시 보고 있어.
미지 근데 그런 드라마 있어. 나는 《섹스 엔더 시티》를 생각나면 또 보고 또 보거든.
지원 시트콤을 좋아해서.
미지 《미란다》도 가끔 다시 보고.
지원 아 《미란다》. (웃음) 《브루클린 나인 나인》도 많이 보고.
미지 아 인정 인정.
지원 그리고 《빅뱅 이론》은 진짜 인생 최고의 시트콤.
미지 그런 미드의 클래식들을 좋아하는구나.
지원 보통은 너드 캐릭터가 한 명 그냥 곁들여서 나오는데 《빅뱅 이론》은 대놓고 너드가 전부 다 주인공이라.
미지 난 못 봤어.
지원 모든 주인공들, 교수, 박사, 연구원들이 다 말에는 모여서 스타워즈 보고 여자친구 못 사귀고 약간 이런 캐릭터여서 그게 너무 좋았어요. 다른 드라마에서는 이런 캐릭터가 혼자 나오고 그런데 여기는 이게 당연한 세상이란 느낌이어서.
미지 뭔가 좋다. 이런 옛날 미드 좋아하는 사람.
지원 《프렌즈》도 진짜 좋아했고, 그런 시트콤을 진짜 좋아해요.
미지 좋아.
지원 시끌벅적한데 나한텐 말 안 거니까. (웃음)
미지 아 미란다는 나한테 말 걸던데.
지원 아 미란다는...(웃음) 그래도 대답 안 한다고 뭐라 안 하니까. 약간 집에 가서 딱 틀어놓으면 외롭지 않아.
미지 시트콤이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요새 다시 애니에 꽂혀가지고 지금 최애의 아이를 열심히 보고 있거든요.
지원 재밌나요?
미지 너무 재밌어.
지원 아 봐야겠다.
미지 나는 보기 전에는 그냥 아이돌의 생활을 담은 그런 건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는 아이돌이나 연예인들을 쉽게 평가하고 악플을 달고 그런 거를 좀 비판하는 그런 내용이더라고. 그러면서도 아이돌의 반짝반짝한 그런 모습도 빼놓지 않아서 눈도 즐겁고.
지원 센스 있는 작품이구나.
미지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지원 또 요즘 넷플릭스 권태기 와서.
그런 거 좋아해요. 미국에 되게 유명하신 색깔별로 정리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두 분이서 이렇게 동업하시는 분인데.
미지 진짜 막 이런 거 찾아보는 이런 게 너무 좋아. (웃음)
지원 다큐처럼.
미지 넷플 다큐 재밌어.
지원 또 미국 다큐는 지루하지 않고 굉장히 스펙터클해. 그래서 가서 막 이제 사람들 집에 가서 싹 다 정리해 주고. 가면 일단 1. 기겁한다. 2. 당황한다. 3. 근데 역경을 딛고 다 정리해 낸다. 4. 이제 클라이언트가 와서 감탄한다. 근데 그게 재밌어. 그런 거 막 요리 경연 프로그램 그런 거 보고. (웃음)
미지 저도 한때 넷태기 왔다가. 요새 넷플에 애니가 많이 올라와서 애니를 좀 보고 있답니다. 빨리 다음 화...
*넷플릭스 권태기의 줄임말.
그럼 제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고요. 오늘 어떠셨나요?
지원 일단 저도 축어록을 써본 경험이 많기도 하고 학교 과제로 또 축어록을 쓰고 있어서, 클로바 노트라 하지만 이게 긴 인터뷰 괜찮을까? 이런 생각이... (웃음)
미지 괜찮아요~
지원 재밌고
미지 나도 하다 보면 또 재밌어서.
지원 또 확실히 이게 단순히 대화하는 게 아니라 나에 대해서 인터뷰를 해주는 거니까 또 내 일상이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정리하게 되기도 하고.
미지 뭔가 처음에는 그냥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담아보자라는 그걸로 시작을 했던 것 같은데 하다 보니까 사람들의 반응이, 자기 얘기를 하고 들어주는 걸 되게 좋아하고 그리고 또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배울 점도 있고. 그래서 점점 더 의미가 생기는 것 같아.
지원 이게 일종의 상담 효과가 있어요.
미지 (웃음) 전공병!
지원 자기에 대해서 돌아보기 때문에 치유받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미지 그러면~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원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