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농업이다. 당장 잦은 홍수와 가뭄은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위협한다. 기후 위기가 곧 식량 위기다.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도 뛰어오르고 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쌀농사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기후변화로 모내기 일정을 바꾸기도 하고, 모종에 물이 필요할 때 비가 충분하지 않거나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내리기도 한다. 따뜻해진 밤 기온 또한 수확량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세계 주요 작물 6종의 생산량 데이터를 수집분석 한 결과가 2025년 나왔다.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씩 상승할 때마다 식량 생산량은 1인당 하루 120Kcal 부족해지는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물 공급, 품종 개량 등의 노력과 전 세계적인 소득증가가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감소를 완화할 것으로 보았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손실의 23%, 2100년까지 34%를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간의 대응이 농경지 황폐화와 식량부족 문제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지금까지의 예측 모델들은 단일 농경지역에 초점을 맞춰 분석을 진행했기 때문에 예측치가 제각기 다르게 도출돼왔다.
농업과 같은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은 물론 반도체와 관광 산업에도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도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콘크리트 양생에는 온도가 매우 민감한 요소다. 양생은 시멘트가 물을 만나 단단해지는 과정을 일컫는데 이 과정이 빨라도 느려도 문제가 된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더위는 노동 능력에 영향을 미쳐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기온이 섭씨 영상 32도에 도달하면 생산성이 25% 떨어지고 섭씨 영상 38도를 넘으면 70%의 생산성 손실이 발생한다. 1주일에 섭씨 영상 32도가 넘는 날이 6일 이상이면 미국 자동차 공장의 생산성이 8% 하락한다. 2021년 더위로 미국 농업, 건설, 제조업, 서비스업 부문에서 25억 시간 이상의 노동력이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30년 폭염으로 3000조원 이상 경제적 손실이 전 세계에 닥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4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는「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했다. 2050년까지 기후변화로 전 세계 소득이 약 19% 감소하고 2049년까지 세계가 입는 기후피해액 규모가 연간 38조 달러(약 5경 원)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생산량은 2024년과 비교해 약 6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네이처」는 2025년 12월 3일 8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가 등재한 기후변화에 관한 경제적 영향 분석 결과가 담긴 논문을 철회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해당 논문을 참고한 보고서를 냈는데 수정 작업이 불가피하다. 기후변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으로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219-0
논문은 수치가 과장됐고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측은 제기된 문제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며 수정판 논문을 동료 평가를 위해 다시 제출할 계획을 세웠다. 연구 과정에서 일부 과장이 있었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수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기본 경제 데이터와 방법론을 수정했다. 기후피해액은 연간 38조 달러에서 32조 달러로 하향됐고 소득 감소 예측치도 19%에서 17%로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여전히 상당하며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것에 쓰일 비용보다는 적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후학자들도 문제가 있기는 해도 큰 틀에서는 옳은 분석을 내놨다고 봤다. 실제 수치가 어느 범위에 속하건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연구 방향은 기존과 동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