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교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불교와 천주교 등 주요 종교가 실내 행사를 전격 중단했음에도 개신교 상당수 교회는 주일 예배 고수 방침을 접지 않았었다. 개신교는 동일한 신학적 견해를 갖춘 교단이 존재하지만, 교단이 교회를 통제하기 쉽지 않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은 가정 예배나 온라인 예배로 드릴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으나 권고에 가까웠었다. 예배를 고수하는 교회는 주일 예배가 교리에 있는 책무여서 중단하기 어렵다고 한다. 교회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성도들의 모임이며 교회의 주일 예배 중단은 타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장 통합 소속인 영락교회는 예배 중단은 교회의 첫째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주일 예배 중단은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라진다. 종교 집회는 언제나 전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었으며 역사적으로 박해 시에는 숨어서 가정이나 지하묘지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는 입장도 있다.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을 때에도 많은 교회가 예배에 집착하였다. 전쟁 때나 식민 치하에서도 교회가 예배를 거른 적이 없다는 주장도 하였다. 그러나 1919년 3·1운동 직후 많은 교회들이 한 달 이상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 당시 교회들은 ‘공의’를 위해 예배를 희생했다. 일제강점기 후반에는 신사참배에 반대한 교회들이 문을 닫고 가정예배를 드렸다. 유일신을 지키는 것이 예배라는 형식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신앙이 중심이지 교회가 중심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신앙보다는 교회와 예배가 신앙의 기준처럼 받아들여지는 경향도 강하다.


『성경』의 문구를 쓰여 진 글자 그대로 믿는 신앙을 기독교 근본주의자라고 한다. 미국에는 기독교 민족주의자(Christian nationalists)들도 있다. 기독교 민족주의란 기독교가 미국의 일상생활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말한다. 이들 미국인은 신에 의해 선택되었으며 신은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믿음이 강하다. 그들은 과학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고 개인의 자유를 더 중시한다. 따라서 이들은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적고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것은 보편적인 인권에 기초한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기독교 민족주의가 반영된 부분도 있어 구분하여야 한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264410X21012895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은 기독교 민족주의자들과 유사하게 진화론, 기후변화, 백신 등 과학적 문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신개발을 무시하고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려고 시도했던 것이 같은 맥락일 가능성이 있다. 특이한 것은 젊은 사람들이 백신에서 바이러스의 존재에 이르기까지 더 회의적이었다. 미국 남부지역 사람들은 진화론 등 과학적 주제에 더 회의적이었다. 지적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모든 과학 문제에 대해 덜 회의적이다.

https://journals.sagepub.com/doi/full/10.1177/23780231211049841


그래서 개신교에 실망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예수는 좋지만 교회는 싫다는 사람들이 많다. 신앙을 벗어난 종교를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존을 넘어 존재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과 답을 추구한다(매일경제신문, 2020.3.13. 옥성득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로스엔젤레스 교수 인터뷰 기사를 필자의 의견을 넣어 편집함). 또한 개신교에 대한 사회의 불신은 심각성을 넘어 치명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2020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개신교에 대한 무종교인의 신뢰도는 6.1%에 불과했다. 가톨릭 33%, 불교 23.8%과 비교하면 문제가 바로 드러난다.


2020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종교의 위상이 상당히 격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가 과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중세 때 페스트의 창궐 이후에 종교 도그마가 붕괴되며 이성의 시대를 앞당겼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21세기 종교계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은 후 개신교는 근본주의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1982년 조사에서 91%가 ‘개신교에만 구원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2019년에는 49%로 감소했다는 조사가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개신교에 포괄주의적인 태도가 늘었다. 맹목적인 기도와 신앙에 대해 성찰이 있을 것이고 종교 지도자들도 과학에 더 관심을 가지고 맹신적인 태도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교회라는 건물에 대한 관념도 바뀔 것이다. 그리스도교인은 하느님은 모든 곳에 있다고 알면서도 실제로는 교회나 성당 안에만 만날 수 있다고 암묵적으로 생각해왔다. 코로나19로 교회나 성당에 나가지 못하면서 혼자서 신앙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경험으로 홀로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체득해야 할 필요성을 더 절감했을 것이다. 신앙과 세속의 삶을 분리하지 않는 조화로운 신앙생활로 이어질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well/news/9440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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