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사장이 소프트웨어를 사지 말라니”

직무로 읽는 세상이야기 19화

by 박재영

19화 “소프트웨어 사장이 소프트웨어를 사지 말라니” – 결정기반 영업(SLG)의 세계

직무로 읽는 세상이야기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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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서 기이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수십 명이 “No Software”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심지어 ‘소프트웨어의 장례식’이라며 관까지 등장시켰습니다.


이 퍼포먼스를 기획한 사람은 오라클의 최연소 부사장 출신으로, 새로운 기업 Salesforce를 창업한 마크 베니오프였습니다.
사람들은 조롱했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린 사람이 소프트웨어를 쓰지 말라니?”


하지만 베니오프가 부정한 것은 소프트웨어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겨냥한 것은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소유’ 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무겁고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였습니다.

당시 기업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고가의 서버를 구매하고,

수개월간 설치와 세팅을 진행하며,
복잡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야 했습니다.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거의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 수술’에 가까운 선택이었습니다.


베니오프는 말했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를 사지 마십시오. 대신 우리의 시스템을 구독하십시오.”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접속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CRM.
도입 장벽은 낮아졌고, 초기 비용도 줄어들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이것은 사용기반 모델(PLG)처럼 보입니다. 접속해 써보고, 필요하면 확장하는 구조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CRM은 협업툴과 달랐습니다.

노션이나 슬랙처럼
개인이 먼저 쓰고 팀으로 퍼지는 구조가 아니라,

기업의
영업 프로세스
고객 데이터 구조
성과 관리 체계
를 통째로 바꾸는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Salesforce는
“사용해 보세요”로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영업 방식을 이 구조로 재설계하겠습니다”라는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No Software”로 도입 문턱을 낮춘 Salesforce는 결국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결정 기반 영업(SLG)의 상징이 됩니다.


사용이 먼저 확산되는 구조가 아니라, 결정이 먼저 내려져야 비로소 사용이 시작되는 구조.

이번 19화는 이 ‘결정 기반’ 디지털 영업의 세계를 살펴보려 합니다. 사용이 계약을 만드는 세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결단이 구조를 바꾸는 세계로 들어갑니다.


1. "일단 써보자"가 통하지 않는 세계: 결정이 사용을 앞선다

이제 본격적으로 디지털의 세계에서 두 번째 축인 ‘결정기반 영업’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사용기반 영업이 “써보면서 확산되는 세계”였다면, 결정기반 영업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결정기반 영업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용보다 먼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 내려지는 영업”


이 영역의 제품과 서비스는 무료로 가볍게 써보기 어렵고 개인이나 팀 차원에서 시작하기 힘들며 한 번 도입되면 조직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는 ‘사용 경험’보다 ‘의사결정 구조’가 먼저 등장합니다.


사용기반 vs 결정기반, 다시 한번 정리하면

사용기반 영업
써보면 확산된다
개인 → 팀 → 조직
제품이 먼저 설득한다


결정기반 영업
결정해야 시작된다
조직 → 실무
영업이 먼저 신뢰를 만든다

그래서 결정기반 영업에서는 영업의 무게 중심이 초기 ‘결정의 순간’에 몰려 있습니다.


왜 ‘결정’이 먼저 필요한가

결정기반 설루션은 대부분 기업의 핵심 운영 시스템(Core System)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전사 회계·재무·구매·인사 시스템

고객 데이터와 영업 프로세스의 기준

법·세무·회계 규정과 직결된 업무 흐름

이런 영역은 실무자가 “일단 써보자”라고 시작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경영진

재무/IT/보안 책임자

때로는 이사회

까지 포함된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선행됩니다.


그래서 이 영역의 영업은 “편리합니다”가 아니라 “이 선택이 장기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입니다”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결정기반 영업의 공통된 특징

결정기반 영업에는 몇 가지 공통된 속성이 있습니다.

첫째, 도입 비용과 전환 비용이 크다
라이선스 비용뿐 아니라

구축 비용

교육 비용

전환 리스크

가 함께 고려됩니다.


둘째, 한 번 선택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고객은
기능보다 신뢰와 안정성을 먼저 봅니다.


셋째, 영업 상대가 ‘조직’이다
실무자 한 명이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업의 언어가 달라진다

결정기반 영업에서 영업의 언어는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기능 설명 → 아키텍처 설명

가격 할인 → 총 소유비용(TCO) 논리

편의성 강조 → 리스크 관리와 지속성

이 세계에서 영업은 설득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대신 설계해 주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2. 결정의 세 가지 무게 – 존재 증명, 성장 가속, 현실 통과

결정기반(SLG) 영업은 단순히 “비싼 설루션을 파는 영업”이 아닙니다. 핵심은 기업이 무엇을 걸고 결정하느냐에 있습니다. 기업의 의사결정은 모두 같은 무게를 가지지 않습니다.

어떤 결정은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고,

어떤 결정은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이며,
어떤 결정은 ‘현실의 제약을 통과하기 위한 방어적 선택’입니다.


그래서 결정기반 영업을 이해하려면 기술이 아니라 결정의 무게와 목적을 기준으로 나눠야 합니다. 기업의 기술·설루션 도입 결정을 다음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1) 경영의 뼈대를 세우는 결정 : 기업의 구조 자체를 정의하는 선택

ERP

전사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 아키텍처

이 영역은 한 번 도입하면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조직의 정보 흐름과 자원 관리 방식이 통째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실무 선호도가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SAP, 오라클, IBM의 포지션이 이 층위에 위치합니다.


(2) 성장의 엔진을 가동하는 결정: 잘 굴러가는 조직을 ‘더 빠르게’ 만드는 선택

CRM

마케팅 자동화

고객 경험 플랫폼

이 영역은 생존의 문제라기보다 확장의 문제입니다. 도입 여부가 당장 회사를 멈추게 하지는 않지만,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Salesforce, HubSpot이 대표적입니다.


(3) 로컬의 현실을 통과하는 결정: 규제·세무·노무·회계 등 ‘현실 조건’을 맞추는 선택

K-Compliance

세무·회계·급여 시스템

국내 규제 최적화 설루션

글로벌 표준이 아무리 강해도
각 나라의 법·세무·노무 구조는 다릅니다. 이 영역은 현실을 통과하기 위한 방패에 가깝습니다.

더존비즈온이 이 층위에 속합니다.


이렇게 보면 결정기반 영업은 단순히 “고객을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이 무엇을 위해, 어떤 무게의 결정을 내리는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이제부터 SAP·오라클·IBM,
Salesforce·HubSpot,
그리고 더존비즈온이
각각 어떤 층위의 결정을 다루고 있는지 직무 단위로 살펴보겠습니다.


3. 표준의 결정 SAP: "글로벌 1등의 유전자를 이식하십시오"

기업이 무언가를 “도입한다”라고 말할 때, 그 말 뒤에는 늘 다른 문장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당분간, 아니 꽤 오랫동안, 이 선택을 감당하겠다는 뜻입니다.”

디지털 세계에는 써보면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고, 한 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SAP이 서 있는 자리는 언제나 후자였습니다.


결정기반 영업의 출발점은 ‘기능’이 아니다

결정기반 영업은 사용기반 영업처럼 가볍게 시작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클릭으로 시작되지 않고, 회의실에서의 침묵으로 시작됩니다.


ERP, 재무, 구매, 인사, 데이터.
이 영역은 실무자가 “한번 써볼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여기서의 영업은 늘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선택이 우리 회사의 기준이 되어도 괜찮습니까?”


그래서 이 세계에서는 기능보다 구조, 편의성보다 책임, 속도보다 지속성이 먼저 이야기됩니다.


SAP는 왜 여전히 결정의 한가운데에 있는가

SAP는 오랫동안 ‘ERP 회사’로 불려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SAP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이 말이 더 정확합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가장 많이 참고한 경영의 설계도.”

SAP의 고객들은 단지 소프트웨어를 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재무가 흐르는 방식

데이터가 쌓이는 구조,

의사결정이 내려오는 경로.


이 모든 것을 SAP의 언어로 다시 정의해 왔습니다. 그래서 SAP의 경쟁자는 단순한 설루션 회사가 아닙니다.
SAP의 진짜 경쟁자는 언제나 ‘다른 선택지’ 그 자체였습니다.


ERP 이후, SAP이 다시 꺼내든 카드: Data와 AI

AI 시대가 오자, 엔터프라이즈 시장에는 이상한 공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SAP 없이도 되지 않나?”
“AI는 스타트업들이 더 잘하는 것 아닌가?”


SAP도 이 질문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방향을 바꿨습니다. ERP가 ‘기록의 시스템’이었다면, 이제 SAP는 묻기 시작했습니다.

“이 데이터로,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그 질문의 결과물이 SAP Business Data Cloud,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직무가 바로 BDC(Business Data Cloud ) Solution Advisor·Expert입니다.


SAP 코리아 BDC Solution Advisor·Expert

이 직무는 프리세일즈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영업과 기술의 중간 어디쯤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사람들은 ‘결정의 번역가’에 가깝습니다.

경영진이 던지는 질문은 늘 비슷합니다.


이 구조는 안전한가

이 AI는 신뢰할 수 있는가

3년 뒤에도 유지 가능한가


BDC Solution Advisor·Expert는 이 질문들을 기술의 언어로 풀고, 기술의 위험을 의사결정의 언어로 다시 정리합니다. 그래서 이 직무의 데모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무겁습니다.


왜 이런 사람을 찾는가

이 포지션의 자격요건을 보면 AI를 잘 다루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SAP가 찾는 사람은 조금 다릅니다.


데이터를 “분석”해본 사람보다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아본” 사람

AI 모델을 만들어본 사람보다

AI 결과에 “책임이 따르는 보고”를 해본 사람

그래서 엔터프라이즈 프리세일즈 경험이 중요하고,
C-Level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됩니다. 이 세계에서의 AI는 실험이 아니라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AI 이후, 결정기반 영업은 약해졌을까

겉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AI SaaS는 넘쳐나고, 도입은 점점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결정기반 영업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AI가 많아질수록 기업은 더 자주 묻게 됩니다.

“누가 이 판단에 책임을 지는가?”

바로 그 질문이, SAP 같은 회사가 여전히 결정의 중심에 서 있는 이유입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빠른 성장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선택이 오래가는 세계, 유행보다 기준이 중요한 세계, 기술이 아니라 결정의 구조를 다루는 세계, 이런 자리에 매력을 느낀다면, SAP 코리아 BDC Solution Advisor·Expert는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경력의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로켓처럼 빠르게 날아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한 번 세운 구조가 10년을 갑니다. 결정기반 영업은 그래서 언제나 느리고, 그래서 여전히 강합니다. 그리고 SAP는 그 느린 결정의 한가운데에서 지금도 묵묵히 기업의 뼈대를 세우고 있습니다.


4. 같은 결정, 다른 무게: 오라클 코리아와 ‘지워지지 않는 시스템’의 세계

SAP가 기업의 경영 구조를 설계해 왔다면,

오라클은 기업의 존재 자체를 떠받치는 시스템을 설계해 온 회사입니다.

둘 다 결정기반 영업의 한가운데에 서 있지만, 이 두 회사가 다루는 ‘결정의 무게’는 미묘하게 다릅니다.


SAP의 결정이
“우리는 이렇게 일하겠다”라면,

오라클의 결정은 종종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에 가깝습니다.


오라클이 속한 산업은 조금 더 깊다

Oracle가 서 있는 산업은 같은 디지털 세계이지만, 조금 더 아래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ERP, CRM, SaaS가 ‘업무의 표면’을 만든다면,

오라클은 그 모든 것이 멈추지 않도록 받쳐주는 바닥을 만들어왔습니다.


데이터베이스

미션 크리티컬 인프라

금융, 통신, 공공, 제조의 코어 시스템

이 산업의 공통점은 단 하나입니다.


“멈추면 안 된다.”

그래서 이 산업의 고객은 새로운 기능보다, 안정성과 책임 소재를 먼저 묻습니다.


오라클이라는 회사의 체질

오라클은 오랫동안 “보수적인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이 산업에서는 이렇게 번역됩니다.


“한 번 맡기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회사”

오라클의 고객은

은행의 계정계

통신사의 과금 시스템

제조사의 생산·재무 코어

처럼 사고가 나면 뉴스가 되는 시스템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래서 오라클의 기술은 늘 ‘최신’보다 ‘검증’이 먼저였습니다.


클라우드 시대, 오라클은 왜 다시 주목받는가

한동안 클라우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오라클은 늘 뒤늦은 주자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겨도 정말 지금과 같은 안정성이 유지될까?”

이 질문 앞에서 오라클은 다시 강해졌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가장 잘 아는 회사

기존 On-Premise(소프트웨어와 서버를 회사 내부에 직접 설치·운영하는 방식) 시스템을 가장 깊이 이해한 회사.

그래서 오라클 클라우드는 ‘새로 태어난 클라우드’라기보다 기존 세계를 책임지고 옮기는 클라우드에 가깝습니다.


오라클 코리아 Consulting Technical Manager라는 자리

이 포지션은 영업도 아니고, 단순한 컨설턴트도 아닙니다.

이 사람들은 “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겨도 되는가”라는 결정의 마지막 문턱에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On-Prem → Cloud 마이그레이션
회사 안에 있던 서버·DB·업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단순히 “복사해서 올린다”가 아니라, 장애가 나면 어떻게 할지 / 보안은 어떻게 지킬지 / 성능은 유지되는지까지 같이 설계해야 합니다.


Hybrid 아키텍처 설계
전부를 한 번에 옮기기 어려운 회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사내(온프레미스)에 두고, 일부는 클라우드로 옮겨서, 두 환경이 끊김 없이 연결되게 만드는 구조가 하이브리드입니다.
(예: 고객정보 DB는 내부에, 분석/웹서버는 클라우드에 두는 식)


Reference Architecture 정의
“이 회사는 이런 구조로 가면 된다”는 표준 설계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서버 구성, 네트워크, 보안, 백업, 장애 복구(DR)까지, 검증된 패턴으로 제시해서 고객이 안심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합니다.


모두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이 선택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즉, 이 직무의 핵심은 기능 설명이나 제안서 작성이 아니라,
‘이 구조면 실제로 안전하게 돌아간다’는 확신을 기술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Oracle Korea Consulting Technical Manager는 클라우드 전환에서 ‘마지막 사인’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이 직무가 다루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리스크’

이 역할에서 중요한 것은
화려한 아키텍처가 아닙니다.


장애가 났을 때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가

보안과 거버넌스가 실제로 작동하는가

기존 시스템과의 충돌은 없는가


그래서 이 포지션은 시니어 Individual Contributor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들은 팀보다 ‘이름이 걸린 한 사람’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자격요건이 필요한가

이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경험들은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실제로 맞아본 사람인가”

IaaS 설계 경험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

고객 Facing 경험

이 모든 것은 ‘잘 만든 설계’보다 ‘사고 이후의 대응’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SAP vs 오라클, 결정기반 영업의 다른 얼굴

SAP의 결정은
조직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결정입니다.


오라클의 결정은
조직의 존속을 담보하는 결정입니다.


그래서 오라클의 결정기반 영업은
늘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조심스럽고,
조금 더 보수적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이 세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빠르게 성장하는 SaaS가 아니라,
천천히 움직이지만
절대 멈추지 않는 시스템을 좋아하는 사람.

문제가 생기지 않게 만드는 것보다
문제가 생겨도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오라클 코리아 Consulting Technical Manager는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기술자로서 가장 깊은 자리일 수 있습니다.


SAP가
기업의 뼈대를 세운다면,

오라클은
그 뼈대가 부러지지 않도록
끝까지 받쳐주는 회사입니다.


결정기반 영업의 세계는 이렇게, 같은 ‘결정’이라도 전혀 다른 무게로 존재합니다.


5. 같은 공룡, 다른 생존법 : SAP, Oracle, 그리고 완전히 다른 길을 택한 IBM


SAP vs 오라클 vs IBM.
이 세 회사는 글로벌 IT 업계에서 모두 한 번쯤은 “너무 오래된 회사”라는 말을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이 셋을 같은 방식으로 묶어 부르기에는 지금의 모습은 꽤 다릅니다.

SAP는 여전히 경영의 표준을 팔고 있고, 오라클은 여전히 멈추면 안 되는 시스템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IBM은, 아예 자신이 팔던 것을 스스로 해체하기로 결정한 회사입니다.


세 공룡의 출발점은 같았다

이 세 회사는 모두 엔터프라이즈 IT의 태동기부터 함께 컸습니다.

SAP → 기업이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정의

오라클 → 기업이 ‘멈추지 않도록’ 받치는 기술

IBM → 기업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

과거의 IBM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설팅까지 모든 것을 직접 쥐고 있던 회사였습니다. 너무 거대해서, 스스로를 바꾸기 가장 어려운 회사이기도 했죠.


IBM은 왜 가장 먼저 무너졌고, 가장 먼저 바뀌었다

클라우드와 SaaS의 물결 속에서 IBM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드웨어 중심 모델의 붕괴

라이선스 기반 소프트웨어의 약화

“IBM을 꼭 써야 할 이유”에 대한 질문

IBM은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꽤 과감한 선택을 합니다.


“우리가 기술을 파는 회사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그 결과, IBM은 더 이상 제품 중심 회사가 아닙니다. 지금의 IBM은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기업의 변화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회사”


IBM Consulting이라는 이름의 의미

IBM의 변신은 ‘컨설팅 강화’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IBM Consulting은
SAP처럼 표준을 강요하지도 않고,
오라클처럼 특정 스택을 고집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묻습니다.

이 조직은 왜 변해야 하는가

기술 도입이 실제 KPI를 바꾸는가

사람들이 이 변화를 따라올 수 있는가

그래서 IBM의 결정기반 영업은 기술 이전에 변화 관리(Change)를 팝니다.


Business Transformation Consultant라는 자리

IBM Consulting의 Business Transformation Consultant는 이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직무입니다.

특히 Associate 포지션은
“아직 정답을 모르는 사람”을 뽑습니다.

대신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문제를 구조로 나눌 수 있는가

기술을 ‘수단’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말을 번역할 수 있는가

이 직무는 특정 설루션의 전문가를 키우기보다 ‘변화의 맥락을 읽는 사람’을 만듭니다.


SAP·Oracle·IBM, 결정기반 영업의 세 가지 얼굴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SAP : “이 방식이 글로벌 표준입니다”

오라클: “이 시스템은 멈추지 않습니다”

IBM: → “그래서, 이 조직은 무엇을 바꿔야 합니까?”

SAP와오라클이 ‘결정 이후의 세계’를 안정시키는 회사라면, IBM은 결정 이전의 혼란을 정리하는 회사입니다.


IBM의 변신이 의미 있는 이유

AI 시대에 기술 자체는 빠르게 평준화됩니다. 하지만 조직이 바뀌지 않으면,

KPI가 바뀌지 않으면,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AI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IBM은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인정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그래서 IBM은 “AI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AI가 작동하도록 조직을 바꾸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아직 특정 기술의 전문가가 되기보다 산업과 조직을 넓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 정답을 주는 사람보다 질문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SAP의 구조가 너무 단단하게 느껴지고,
오라클의 책임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면,

IBM Consulting은 그 사이에서 가장 ‘사람에 가까운 결정기반 영업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세 회사는 모두 공룡입니다.
하지만,

SAP는 뼈대를 지키고,
오라클은 심장을 지키고,
IBM은 스스로의 몸을 바꾸는 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덕분에, IBM은 여전히 다음 시대의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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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장을 가속하는 결정: Salesforce와 ‘매출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SAP, 오라클, IBM. 이 세 회사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기업이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결정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

ERP를 바꾸고,
DB를 옮기고,
아키텍처를 다시 설계하는 일은 모두 “회사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경영진의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그래서, 이 결정이 매출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


바로 이 질문에서 Salesforce의 세계가 시작됩니다.


존속 vs 확장의 결정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SAP, 오라클, IBM의 영업은 ‘존속’을 위한 선택이라면,

이제부터 살펴볼 성장의 엔진을 가동하는 결정은 ‘확장’을 위한 선택입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말의 온도부터 다릅니다.


안정성보다 속도

표준보다 차별화

운영보다 성과

이 세계를 가장 잘 정의한 회사가 바로 Salesforce입니다.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이라는 산업은 언제부터 달라졌을까

CRM은 원래 영업 활동을 기록하는 도구에 가까웠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어떤 미팅을 했는지,
파이프라인이 어디까지 왔는지.

하지만 CRM 산업이 본격적으로 방향을 튼 계기는

1999년, 오라클 최연소 부사장이었던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가 창업한 Salesforce였습니다.

당시 기업 고객의 현실은 이랬습니다.

A기업의 서버를 구매하면,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교육 부서에 따로 연락해야 하고,
수리가 필요하면 A/S 부서에 다시 설명해야 하며,
업그레이드나 계약 갱신은 또 다른 담당자와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한 회사와 거래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부서를 전전하며,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베니오프는 이 지점에서 질문했습니다.

“왜 기업은 고객 데이터를 회사 전체에서 공유하지 않는가?”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제품을 쓰고 있는지,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다음에 무엇이 필요할지.

이 모든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하면
고객은 부서를 옮겨 다니며 설명할 필요가 없고,
기업은 고객을 ‘사후 대응’이 아니라 ‘선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만든 Salesforce는 단순한 영업 기록 툴이 아니라, 회사가 고객을 기억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이 철학은 오늘날 미국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이자, 고객을 넘어 팬덤을 만들어낸 CRM 비즈니스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Salesforce 이후, CRM은 더 이상 ‘기록의 시스템’이 아닙니다.


고객은 어디서 유입되고
어떤 메시지에 반응하고
왜 구매를 망설이고
어디에서 이탈하는가

CRM은 이제 고객 경험과 매출 흐름을 동시에 설계하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Salesforce는 왜 이렇게 성공했을까

Salesforce의 성공을 기술력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회사의 진짜 무기는 아주 단순한 믿음이었습니다.


“모든 회사의 영업 방식은 다르다.”


SAP가 “이게 글로벌 표준입니다”라고 말할 때,

Salesforce는 “당신 회사의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빠른 도입
현업이 바로 쓰는 UX
커스터마이징을 전제로 한 구조

이 철학은 CRM을 IT의 자산이 아니라
영업 조직의 무기로 바꿔놓았습니다.


Account Solution Engineer라는 역할

Salesforce의 Account Solution Engineer는 전통적인 프리세일즈와 닮았지만, 결이 다릅니다.

이들은 기능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 회사가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를 함께 그리는 사람입니다.


고객 미팅에서 이 직무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지금 영업에서 가장 답답한 지점이 어디인가요?”


이 직무가 실제로 하는 일

Account Solution Engineer의 하루는 기술보다 대화로 시작됩니다. Discovery Session을 통해 영업 구조를 듣고, 고객 여정을 다시 그리고 Salesforce 위에서 새로운 흐름을 설계합니다

그리고 데모를 할 때도 기능을 하나씩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보여줍니다.

“이렇게 바뀌면 영업 회의의 대화가 달라집니다.”


필수요건이 말해주는 것

이 포지션의 필수요건을 보면 깊은 개발 역량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Business Application 경험

SaaS 이해

커뮤니케이션 역량

이 말의 진짜 의미는 하나입니다.

“기술을 모르는 사람과 같은 언어로 대화해 본 적이 있는가”

Salesforce의 고객은 IT보다 영업·마케팅 조직이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이 직무의 핵심 역량은 번역 능력입니다.


우대요건이 ‘Value’를 말하는 이유

Salesforce의 영업은 언제나 숫자로 귀결됩니다.


전환율

리드 품질

영업 사이클

매출 예측 정확도


그래서 우대요건에
Business Case, Value Engineering이 등장합니다.

Salesforce는 “이 기능이 좋다”가 아니라, “이 변화가 돈이 된다”를 보여주는 회사입니다.


SAP·오라클·IBM과 Salesforce는 어떻게 다른가

이 네 회사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SAP
→ “이 구조로 일합시다”

오라클
→ “이 시스템은 멈추지 않습니다”

IBM
→ “그래서, 무엇을 바꿔야 하나요”

Salesforce
“그래서, 언제부터 매출이 늘죠?”

Salesforce의 결정은 언제나 현업의 KPI로 바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체감이 빠르고, 그래서 성공 사례도 빠르게 쌓였습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기술 설명보다 비즈니스 이야기가 재미있는 사람

매출과 성과의 흐름을 구조로 보는 사람

현업 조직과 함께 설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SAP의 구조가 너무 무겁게 느껴지고,
Oracle의 책임이 너무 깊게 느껴진다면,

Salesforce는 결정이 바로 움직임이 되는 세계를 보여줍니다. 회사를 살리는 결정이 있고, 회사를 키우는 결정이 있습니다. Salesforce는 그 두 번째 결정이 가장 먼저 체감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엔진에 불을 붙이는 사람이 바로 이 자리, Account Solution Engineer입니다.


7. 성장은 언제 시작되는가 ; HubSpot과 ‘처음으로 매출이 연결되는 순간’

Salesforce의 이야기가
“이미 잘 팔고 있는 회사”의 다음 단계라면,

HubSpot의 이야기는 늘 여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아직,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성장의 엔진은 언제나 완성된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HubSpot은 바로 그 출발선을 가장 잘 이해한 회사입니다.


Salesforce 이후, HubSpot은 왜 필요했을까

Salesforce가 대기업의 영업 조직을 정교하게 만들었다면,

HubSpot은 “아직 조직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팀들”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마케팅과 영업이 따로 놀고

리드는 쌓이는데 전환은 안 되고

고객은 늘어나지만 관리가 안 되는 상태

HubSpot은 이 상황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아직 엔진이 없는 회사에게 복잡한 계기판부터 줄 필요는 없다.”


그래서 HubSpot은 CRM을 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으로 만들었습니다.


HubSpot이 속한 산업의 결은 조금 다르다

HubSpot이 속한 CRM 산업은 Salesforce와 같은 이름을 쓰지만, 실제로는 다른 세계에 가깝습니다.

Salesforce
→ 이미 복잡한 조직을 위한 CRM

HubSpot
→ 이제 막 성장 궤도에 오르려는 조직을 위한 CRM

그래서 HubSpot의 고객은

대기업의 IT 조직보다

스타트업

스케일업

빠르게 성장하는 중견기업에 더 가깝습니다.


HubSpot의 성공은 ‘단순함’에서 나왔다

HubSpot이 성공한 이유는
기술적으로 더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처음부터 다 넣지 않았다

배우지 않아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마케팅, 영업, 고객 관리를 하나로 묶었다


HubSpot은
“CRM은 어려워야 한다”는 전제를 처음으로 의심한 회사였습니다.


Associate Solutions Architect라는 자리

HubSpot의 Associate Solutions Architect는 Salesforce의 Solution Engineer보다 한 단계 더 현장에 가깝습니다.

이 직무는 묻습니다.

“이 고객은 CRM을 왜 처음 도입하려는 걸까요?”


그래서 이 역할은 복잡한 아키텍처를 설계하기보다, 도입 장벽을 낮추는 설계에 집중합니다.


이 직무가 실제로 하는 일

이 포지션의 하루는

‘설계’보다 ‘이해’로 시작됩니다.

고객의 비즈니스 모델을 듣고

지금 쓰고 있는 툴들을 정리하고

HubSpot으로 묶을 수 있는 지점을 찾습니다

API, 연동, 자동화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중요한 건 단 하나입니다.

“이 팀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게 만드는가”


필수요건이 낮아 보이는 이유

이 포지션의 자격요건을 보면
경력도 짧고, 학력 제한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난도가 낮아서가 아닙니다.

HubSpot이 보는 건 이것입니다.


SaaS 환경을 실제로 써본 경험

고객과 기술 이야기를 해본 경험

복잡한 걸 쉽게 설명해 본 경험

HubSpot의 Solutions Architect는
완성된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만들면서 다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대요건에 AI와 자동화가 등장하는 이유

HubSpot의 AI는
아직 Salesforce만큼 무겁지 않습니다.

대신 훨씬 빠릅니다.

워크플로우 자동화

간단한 PoC

바로 써보는 AI 기능

HubSpot의 AI는
“결정”보다 “시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직무는 AI를 깊게 아는 사람보다 AI를 실무에 붙여본 사람을 선호합니다.


Salesforce와 HubSpot의 결정은 이렇게 다르다

두 회사를 한 문장으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Salesforce
→ “이제부터, 더 잘 팝시다”

HubSpot
→ “이제부터, 처음으로 제대로 팔아봅시다”

Salesforce가
성장의 엔진을 고속으로 돌린다면,

HubSpot은
엔진을 처음 장착하는 순간을 책임집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복잡한 구조보다 단순한 흐름이 좋은 사람

기술보다 고객의 상황을 먼저 보는 사람

‘완성’보다 ‘시작’을 돕는 데 보람을 느끼는 사람

SAP·오라클·IBM의 세계가 아직 너무 멀게 느껴지고,
Salesforce의 엔진이 아직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면,

HubSpot은
성장이 처음 시작되는 가장 인간적인 순간을 보여줍니다.


모든 회사는 언젠가 SAP와 오라클의 세계로 갑니다. 하지만 그 출발점에는 거의 항상 HubSpot 같은 선택이 있습니다. 성장의 엔진은, 언제나 이렇게 조용하게 시동이 걸립니다.


8. 로컬의 방패를 들다 : 더존비즈온과 ‘한국 기업이 멈추지 않게 만드는 결정’

한국에서 회계 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이 회사 더존 써요.”

SAP를 쓰는 회사는
‘큰 회사’라는 인상을 주고,
Salesforce를 쓰는 회사는
‘잘 파는 회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더존은 다릅니다.

더존을 쓴다는 말은 “이 회사는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로컬의 방패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이유

앞에서 살펴본 결정들은
모두 ‘확장’을 전제로 합니다.


글로벌 표준

클라우드 전환

성장과 스케일

하지만 기업이 아무리 커도,
피할 수 없는 세계가 하나 있습니다.


세무

회계

급여

4대 보험

각종 신고와 규제


이 영역은 글로벌 설루션이 쉽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에게 로컬의 방패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가장 오래, 가장 넓게 차지한 회사가 더존비즈온입니다.


더존비즈온이 속한 산업의 본질

더존이 속한 산업은 ‘ERP’라고 불리지만, 정확히 말하면 조금 다릅니다.

이 산업의 핵심은 K-Compliance입니다.


한국 세법

근로기준법

4대 보험 체계

전자세금계산서

각종 정부 연계 시스템


이 규칙들은
자주 바뀌고,
예외가 많고,
현장마다 다르게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산업에서는
“기능이 좋다”보다
“이번 신고, 문제없죠?”가 더 중요합니다.


더존비즈온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더존비즈온은
한국 기업의 성장사와 거의 겹칩니다.


소규모 사업자

중소기업

중견기업

기업이 커질 때마다
더존의 설루션도 함께 확장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더존은 ‘신기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이미 깔려 있는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이 단계에 오면 영업의 방식도 달라집니다. 이제는 ‘찾아가는 영업’이 아니라 ‘불려 가는 영업’ 더존의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새로운 회사를 찾아, “이거 한번 써보세요”라고 말하는 영업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장면이 더 흔합니다.

“세무사님이 더존 쓰라던데요.”
“기존 시스템 업그레이드 문의드려요.”
“이번에 클라우드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즉, 영업은
고객의 필요가 먼저 생긴 뒤 시작됩니다.

이건 아무 회사나 가질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더존비즈온 IT기술영업이라는 역할

이 포지션은
전통적인 의미의 ‘세일즈’와는 조금 다릅니다.

설득보다
안내에 가깝습니다.

우리 회사 상황에는 어떤 버전이 맞는지

기존 데이터는 어떻게 옮기는지

법·제도 변화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이 직무의 핵심은
“팔았다”가 아니라
“문제없이 썼다”입니다.


필수요건이 낮아 보이는 이유

자격요건을 보면
학력 제한도 없고,
경력도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이 직무가 쉽다는 뜻이 아닙니다.

더존의 영업은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실제 회계 업무 흐름

대표와 실무자의 시선 차이

세무사·노무사와의 관계

그래서 더존은
‘말 잘하는 사람’보다
현장을 이해하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우대요건이 말해주는 것

ERP, IT, 클라우드 자격증은
이 직무에서 ‘지식’이 아니라
신뢰의 도구입니다.

고객은 묻습니다.


“이거, 작년이랑 뭐가 달라졌어요?”
“이번 제도 변경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이 질문에
막힘없이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더존의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공룡들과 더존은 무엇이 다른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SAP
→ 글로벌 표준을 들고 온다

오라클
→ 절대 멈추지 않는 시스템을 보장한다

IBM
→ 변화의 방향을 설계한다

Salesforce / HubSpot
→ 성장을 가속한다

더존비즈온
오늘도 문제없이 돌아가게 만든다

더존의 결정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결정이 없으면 회사는 단 하루도 편하지 않습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현장을 이해하는 영업을 하고 싶은 사람

제도, 규제, 실무 흐름에 관심 있는 사람

빠른 성장보다 안정적인 신뢰를 쌓고 싶은 사람

글로벌 SaaS의 화려함보다
한국 기업의 실제 하루에 더 관심이 있다면,

더존비즈온은 결정기반 영업의 가장 현실적인 얼굴을 보여줍니다.


기업은 성장하고,
시스템은 바뀌고,
트렌드는 계속 바뀝니다.

하지만 세금 신고일은 매년 오고,
급여는 매달 나가야 합니다.


더존비즈온은 그 너무나 당연한 하루를 조용히 지켜주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영업은 언제나 방패에 가깝습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없으면 가장 먼저 위험해지는, 그런 방패 말입니다.


9. 마치며: “No Software”는 ‘가벼운 사용’이 아니라 ‘무거운 결정’을 바꾸려는 선언이었다

2000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마크 베니오프가 외친 “No Software”는 소프트웨어를 없애자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부수고 싶었던 건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기 위해 기업이 감당해야 했던 ‘결정의 고통’이었습니다.


비싼 서버를 사고, 설치하고, 계약서를 검토하고, 한 번 도입하면 쉽게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
그 복잡함이 기업을 멈추게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Salesforce는 “웹 브라우저로 바로 쓰게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결정의 문턱을 낮추고, 도입을 빠르게 만들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하지만 19화에서 확인한 결론은 아이러니합니다.
문턱을 낮췄다고 해서, 결정이 가벼워지지는 않았습니다.


CRM은 노션이나 슬랙처럼
개인이 쓰다 팀으로 번지는 제품이 아니었고,

기업의 영업 프로세스·고객 데이터 구조·성과 관리 체계
통째로 다시 짜는 선택이었습니다.


즉 “No Software”가 가능하게 만든 건
‘결정이 필요 없어지는 세계’가 아니라,
‘결정을 더 빠르고 더 명확하게 요구하는 세계’였습니다.

그래서 결정기반 영업의 본질은 결국 하나로 수렴합니다.

“이 선택을 누가, 어떤 논리로,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


이번 화에서 그 결정은 세 층위로 나뉘었습니다.


경영의 뼈대를 세우는 결정: SAP·오라클·IBM
→ 구조, 안정성, 리스크의 언어로 움직이는 세계

성장의 엔진을 켜는 결정: Salesforce·HubSpot
→ KPI, 매출, 속도의 언어로 움직이는 세계

로컬의 현실을 통과하는 결정: 더존비즈온
→ 규제, 신고, “오늘도 문제없이”의 언어로 움직이는 세계


결정의 목적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이 세계의 영업은 “써보세요”가 아니라
“이 결정이 장기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입니다”를 설계해 주는 일이라는 것.


결국 “No Software”는 사용기반(PLG)의 가벼움을 약속한 구호가 아니라, 결정기반(SLG)의 세계를 더 빠르게 확장시킨 기폭제였습니다. 도입이 쉬워질수록, 더 많은 회사가 더 자주 더 큰 결정을 하게 되었고, 그 결정을 통과시키는 영업은 더 정교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영업’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유형의 세계를 지나,
디지털의 세계로 들어왔고,
그 안에서도 사용이 먼저인 세계를 지나
이제는 결정이 먼저인 세계를 건너고 있습니다.

18화는 사용기반(PLG),
19화는 결정기반(SLG).

같은 디지털이지만, 출발점은 전혀 달랐습니다.


다음 여정에서는
이 결정기반 영업이 AI 이후 어떤 방식으로 다시 무거워지고 있는지,
그리고 “표준의 도입”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기술적 깊이”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직무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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