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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야 Oct 21. 2024

돈과 행복이 정비례일까?

돈이 있어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이 없다면.

영호의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립니다. 오늘 비가 오려고 해서인지 어제 하루 종일 흐리고 바람이 불었나 봅니다. 영호는 요즘 몸이 가볍지 않고 움직임이 편하지 않아 활동을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가만히 멍한 채로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잠시 걷는 것을 몸이 원하여 지금은 그대로 편하게 둡니다. 예전에는 하루가 24시간이지만 마치 48시간처럼 엄청나게 활동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혼자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진 것처럼 바쁘고 또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틈새시간까지 활용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애를 쓰며 살았습니다. 새벽 5시에 있어나서 남편과 딸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딸들이 일어날 시간에 깨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들어와 잠을 자거나 먹고 티브이를 보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영호는 일어난 두 딸을 씻기고 준비한 아침식사를 먹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머리를 단정하게 빗겨서 묶거나 여러 갈래로 따기도 합니다. 비싸고 이쁜 옷을 사 줄 형편은 아니라서 밝은 색상으로 편안하고 깔끔한 복장으로 준비해서 두 딸이 비슷하게 입도록 챙겨줍니다. 두 딸과 같이 영호도 일 때문에 외출할 때는 빨리 서두르고 재촉하기가 일쑤였습니다. 혼자서 모드 일은 하닌 것이 쉽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일상이 그러니까 당연하듯이 했는데 빨리 하도록 재촉하는 것이 두 딸에게는 엄청 큰 부담이 되고 초조함을 유발했다는 나중에 알았습니다. 한참 살아보고 시간이 흐른 뒤에 어느 순간에 깨달았습니다. 무엇이든 연습이 필요하듯 우리 인생도 연습이 필요한데 인생살이에서는 그런 예행시간이 절대로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안타깝습니다. 한동안 평일에 먼저 두 딸이 등교하면 영호는 외출준비를 하고 바로 출발해서 가는 곳이 있었습니다. 영호는 20대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독학으로 경매를 공부하면서 재테크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 해에 부동산 매도매수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변동이 심할 때였습니다. 관심지역이 있어 그 주변에 있는 아파트에 대해 검색하고 여러 가지로 알아본 후, 이틀뒤에 집을 매수하려고 부동산에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이틀 전에 알아본 매수가격보다 너무 크게 상승하여 매수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아 영호는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부동산 직원이 잠시 후에 다른 물건을 권유했습니다. 관심 있는 지역에서 약간 외진 곳에 있는 나 홀로 500세대 미만의 소형 아파트였습니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시간도 없고 관심이 없어 뒤도 안 보고 나왔을 것입니다. 그날은 직원의 말을 듣고 임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주변은 나무와 들풀로 가득한 들판과 작은 공장들과 집들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입구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었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파트입구를 지나 들어가니 15층 높이로 6개 동이 있었고 뒤로는 들판이 있고 병풍처럼 산이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추천받은 물건은 15층이고 베란다 앞으로 환하고 밝은 빛이 들어오고 막힘이 없어 멀리까지 보이는 풍경이 괜찮았습니다. 그 아파트 내에 있는 부동산 사장님이 앞으로 좋아질 정보가 많다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 여사장님은 연세도 지긋하셨고 허위 정보로 유인하는 분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넓은 들판 위에 있는 그야말로 나 홀로 아파트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조건의 물건이라서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영호는 돈이 많아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게 아니고 뭔지 모르지만 그때가 집을 매수할 시기인 듯 본인도 모르게 머리와 몸이 움직였습니다. 가계약을 먼저 하고 정계약을 하는 전날까지 매일 오전에는 가계약한 아파트로 출근했습니다. 아파트를 임장한 이후에 영호는 매일마다 그 아파트 주변에 있는 부동산에 방문하여 정보탐색을 했습니다. 여유 있는 자금이 없고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하는 입장이기에 어떻게 하든 리스크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영호는 오전 9시부터 12까지 그 아파트 주변에 있는 50여 개 이상되는 부동산들을 찾아가서 매수하는 입장으로 또는 매도하는 입장으로 상담을 했습니다. 12시 이후에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곳으로 달려가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오전시간에 탐색하다 보니 간혹 귀한 정보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영호는 여러 부동산을 찾아다니면서 남편하고 통화를 했습니다. 통화할 때마다 영호는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남편의 언행을 통해서 영호가 직원이 되어 상황을 보고하고 남편은 상사로서 상황을 체크하고 지적하는 그런 직장인들의 관계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호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을 쪼개어 이리저리 달리고 뛰어다녀야만 했습니다. 그런 영호에게 남편과 통화할 때 걱정해 주거나 신경 쓰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점심은 먹었느냐! 힘들지 않으냐! 운전 조심해서 다녀라! 등등의 말은 전혀 없이 사무적인 말투만 남편은 통화를 했고 그 소리가 영호의 귀로 들어오면 불편했습니다. 영호는 듣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남편의 그런 사무적인 태도와 말투는 시간이 지나도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영호는 몸도 힘들었지만 남편과 통화하고 나면 더욱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강한 피로감을 습격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십 개의 수많은 부동산을 탐방하고 좋은 정보를 알게 되고 나서야 영호는 그 아파트를 정계 약했습니다. 담보대출 50%와 전세계약금 50% 로 여러 힘든 과정을 거쳐서 부동산을 소유하는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환호를 지르며 남편과 함께 기쁨을 나눔 하는 것이 있아야 하지만 오히려 강한 스트레스를 받은 영호는 건강에 이상신호를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영호의 하루 일과가 오전에는 정신없이 신경을 쓰면 서부동산들을 탐방하고 오후에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곳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두 딸을 픽업해서 씻기고 저녁식사 등을 챙겼습니다. 주 2회 정도 저녁시간에 주민센터에서 저녁반 강의를 하고 집에 오는 날에는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그 시간에 영호는 집에 들어와서 바로 옷을 갈아입고 딸들을 챙겨 잠을 재우고는 주방부터 시작해서 거실 등 정리와 청소를 했습니다. 영호는 하루 중에 혼자만의 시간은 새벽이 되어야만 가능했습니다. 빈틈없는 이동으로 하루종일 운전하고 다니면서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영호는 이동 중에 김밥을 먹거나 굶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피로감을 덜 느끼면서 매일 반복되는 숨 넘어가는 일과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건 체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살아야 한다는 일념에서 발생된 오기와 깡이라는 것을 먼 훗날 알게 되었습니다. 영호는 집중해서 공들인 대가로 아파트를 매수하여 소유하게 되었으니 기쁨이 가득해야 당연할 것인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유이전비용 등 지출을 줄이려고 이전 과정을 영호는 혼자 공공기관을 찾아다니면서 처리했습니다. 그러한 매수과정과 소유이전 등의 절차를 혼자 처리하면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인가 영호는 몸상태가 좋지 않음을 언젠인가부터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영호는 바쁜 일상 속에서 몸이 말하는 소리를 느끼기보다는 그런 반응을 무심히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건감검진 결과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큰 충격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병원에서 나왔습니다. 늘 잡곡밥과 야채 위주의 식단과 과일을 먹는 습관으로 운동도 하는 게 일상인데 왜 당뇨병일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억울함으로 슬프게 울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스트레스로 온 질병인 듯했지만 그냥 슬펐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당뇨병으로 생활해 온 큰 시누이가 생각나서 조언을 받으려고 통화를 했습니다. 아주 좋은 결과는 얻지는 못했으나 심한 단계로 몸에 주사로 인슐린액을 주입하는 시누이처럼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며칠 뒤에 남편은 큰 시누이보다 늦게 영호의 건강상태를 알게 되었다는 이유로 영호의 질병 진단에 대해 화를 내며 무관심했습니다. 영호는 그런 남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고 야속했지만 어쩔 수 없기에 체념을 했습니다. 영호는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라는 마음으로 다짐을 했습니다. 먹는 것부터 신경 쓰고 걷기. 명상. 요가 등으로 운동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일상생활의 패턴에 변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영호는 결혼하면서 이룬 이 가정이 있으니 소중하고 사랑하는 두 딸에게 좋은 집안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좋지 않은 부모와 환경을 생각하면서 영호는 좋은 가정을 만들고 즐거운 분위기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생활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여자의 힘만으로는 어렵고 남편과 손발을 맞추며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영호는 남편과 소통도 안 되고 남처럼 무미건조한 관계로 지내어 혼자서 노력하니 매우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남편은 가정에 대해서도 아이들에 대해서도 집안 경제에 대해서도 모두 무관심했습니다. 남편은 오로지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생활로 직장과 동료 그리고 본인의 원가족만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영호는 친정부모는 뒤로 하고 시댁의 시부모에게 신경을 썼지만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편을 화를 내고 트집을 잡아 영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생활이었습니다. 그런 남편 때문에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던 영호는 괴로웠습니다. 친정 기족에게 말할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영호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풀어내는 방법이 술과 담배이지만 영호는 술을 좋아하지 않고 담배는 더욱더 모르니 힘들지만 오롯이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러한 현실이 싫어서 영호는 회피하거나 도망가고 싶기도 했습니다. 영호는 주어진 환경과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하자는 죄우명을 지키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런 삶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영호는 먼 훗날인 지금 이 순간에 지난 시간을 떠올려보고 생각을 합니다. 영호는 오늘 오전에 비가 내려서 우산을 갖고 전철을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영호는 전절 안에서 집중해서 폰으로 글을 쓰다가 하차할 때 깜박 잊고 우산을 전철에 두고 내렸습니다. 아깝기도 했지만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잘 사용하길 바라며 잊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냈으니 감사함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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