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브런치 첫번째 글
브런치 작가로 승인되었다는 알림을 받은 날, 한동안 그 화면을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승인되셨습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문장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쓴 글도 아니었고, 오랜 준비 끝에 완성한 글도 아니었는데, 그 첫 시도가 이렇게 허락을 받았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습니다.
저는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회사와 가정,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글을 쓴다는 건 저와는 먼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요즘 다시 당뇨라는 병과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면 좀 더 진지하게 그 싸움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을 브런치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잘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은 누군가를 감동시키기보다, 먼저 나를 들여다보는 일일지도 모르니까요.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다 보면, 이곳에는 삶의 냄새가 묻은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화려한 문장보다 진심이 먼저였고, 완벽한 구성보다 따뜻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나도 내 하루를 이렇게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작가 신청을 할 때 자기소개를 써야 했는데, 그 과정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를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창한 말을 모두 지우고, 솔직하게 글을 남겼습니다.
‘그저 내가 살아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기록하고 싶습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문장 안에 제 마음이 다 들어 있었습니다.
며칠 뒤 승인 알림을 받았을 때, 저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손끝이 떨렸고, 웃음이 나왔지만 금세 조용해졌습니다.
누군가가 제 안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이 단순히 감사했습니다.
작가라는 말이 어색하고 자격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네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 하루에는 조금 다른 리듬이 생겼습니다.
이전보다 아침을 서두르게 되었고, 잠들기 전엔 오늘 하루를 잠시 정리해 봅니다.
책상에 앉아 몇 줄의 문장을 써보기도 하고, 휴대전화 메모장에 생각나는 말을 적어두기도 합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글이 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습니다.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하는 일이 이제는 제 하루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았다는 건 제게 단순한 자격이 아니라, 조용한 격려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써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들렸습니다.
처음 써본 글이지만, 그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제 서툰 글에도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있겠죠.
그 사실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거창한 이야기를 쓰고 싶진 않습니다.
그저 평범한 하루 속에서 느끼는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아이의 웃음소리, 커피 한 잔의 온기, 퇴근길 저녁 바람 같은 것들요.
그런 사소한 풍경 속에 진심이 숨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 진심을 놓치지 않고 적어 내려가는 것, 그것이 제 글의 이유입니다.
이제 ‘글을 쓴다’는 말이 예전처럼 낯설지 않습니다.
그 말 안에는 책임보다 감사가, 두려움보다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아직 서툴지만, 그 서툼 속에 제 진심이 있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커서를 바라봅니다.
문장이 쉽게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듬는 그 과정이 이미 소중하니까요.
하루의 끝에 짧은 문장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글을 쓴다는 건 제게 특별한 사명이 아니라, 하나의 호흡 같습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
그 호흡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이 길을 오래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쓰는 모든 글은, 그 숨결 사이에 남겨진 조용한 기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창문 너머로 가을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보며 커피 잔을 비웁니다.
노트북을 닫으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중얼거립니다.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이제 천천히, 한 문장씩 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