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에 대한 반응
최근 들어 시작하고 개인 소셜네트워크에 공개하는 데일리 드로잉에 대한 개인적 소회는 이렇다.
1.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열려 있다.
며칠의 시간과 공력을 들여 완성한 작품과, 5분 만에 그린 드로잉에 대한 반응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저 보기에 좋다고 느끼면 바로 반응한다.
전공한 작가의 것이라도, 비전공 초보자의 것이라도, 진지하게 사물과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는 것이라면 모든 그림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댓글을 달아 준다.
2. 장르와 매체에 구애받지 않는다.
실제 스케치든 태블릿을 이용한 디지털 드로잉이든 관계없다. 각자의 취향과 심상을 건드리는 것이라면 호의를 가지고 다가온다. 때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진지하게 작품을 의뢰하거나 구매하고 싶다며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스케치일 뿐임에도 말이다.
3. 취향은 정말 다양하다.
중노년이나 미남미녀나 반려동물, 또는 풍경이나 사물 등 그야말로 전방위에 깔려 있다. 아름답다는 것의 기준도 널뛰기한다. 지난해 개인전에서도 확인한 바 있지만, 가벼운 드로잉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4. 그림을 배운 사람은 정말 많다.
예체능을 전공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농담 삼아 올린 이 드로잉을 보며, 저마다 줄리앙 석고에 대한 추억을 쏟아내는 것을 보며 흥미로움을 느꼈다. 이것은 가장 많은 조회수와 좋아요 버튼을 받은 드로잉 중 하나가 되었다.
5. 영감의 원천은 특별한 데 있지 않다.
거의 매일, 특별히 일정이 곤란하지 않으면 드로잉을 한다. 그러다 퍼뜩 떠오르는 심상을 작업노트에 적어 넣는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계기뿐이 아니다. 마치 숨 쉬듯이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연습과 사유로부터 찾아내는 것도 소중한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나는 즐겁다. 그림을 그리는 내가 좋고, 내 그림을 통해 남들이 즐거운 것이 좋고, 그림 자체가 좋다. 앞으로도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