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나는 6살 차이
항상 멀찍이 떨어져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
어릴 적 언니와의 추억은 떠오르는 게 없다
언제나 떨어져 있었던 거 같다
유독 생각나는 몇 개의 장면들
그것도 아주 뒤쪽에 처박혀 있어
제대로 보지 않으면 모를 기억
눈이 쌓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겨울밤
이부자리 펼쳐놓고 자려던 찰나
캄캄한 시골밤에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던 언니
나와 함께 구멍가게까지 가길 설득했지만
추워서 나가기가 싫었고
이제야 생각나는 건 언니가 돈이 어딨었을까?...
집안 형편도 안 좋아 용돈을 받아본 적 없었을 텐데
아무튼 그 밤에 결국 언니와 통아이스크림을 사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밥숟가락으로 퍼먹던 맛이란!
근데 남동생과 오빠는 어디에 있었을까?...
왜 이불을 뒤집어쓰고 먹었을까?...
내 기억의 외곡인지
그날의 그 밤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