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란? 다시 시작... 이 또한 견딜 수 있을까
버스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며 퇴근하는중 남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버스야.. 퇴근 중'
카톡으로 답변을 보냈다
남동생은 용인에서 퓨전 레스토랑을 오픈한 후 항상 그 시간이면 퇴근하며 나에게 자주 전화를 한다
그저 안부전화였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톡으로 답변을 했다
'형이 안 좋아져서 다시 병원에 입원을 했어... 항암을 다시 시작해야 한데'
톡의 내용이다
며칠 전 추석에 볼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아직 완치가 되지 않아
다음 명절 설에나 봐야겠다며 조심 또 조심을 했었는데
명절 때 못 보는 게 서운해서 조금 더 건강해지면 꼭 다음 명절에는 보기로 약속했는데
'어찌 명절 잘 보내고 왔냐? 난 애들이 파스타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은 좀 실력 발휘해 봤지~'
'오~~ 애들 정말 행복했겠는데!'
그게 오빠와의 일주일 전 마지막 톡 내용이다
그저 잘 있는 줄 알았는데
그저 정말 서서히 다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무슨 말일까...
남동생도 오빠가 다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에
형수님에게도 되려 자세하게 묻지도 못하고 말았단다
하늘이 어찌 이러시는 건지
새언니와 우리 오빠 너무나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나의 조카들 또한 너무 착하고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이다
내가 이 뭣 같은 세상 다 엎어놓고 싶은 마음인데 그들 또한 마음이 어떠하랴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항암이 끝나는날 퇴원을 기다리며 다시는 두 번 다시는 항암과 골수이식의 절차를 밟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오빠인데 어떻게 또 견뎌줄 수 있을지
설상 오빠가 견딜 수 없어 모든 걸 놓아버린다 한들
우리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허지웅님의 그도 항암이 잘못되어 재발한다한들 다른 힘들 빌어
생명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는 한구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