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통화
밥을먹고 회사를가고 가을하늘의 맑은 공기를 마시는거...
살아있음에 내가 누릴수 있는거...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나 너무 빨리 잊어 버리는건 아닌거 아닌가?
오빠의 빈자리를 이렇게 잊어버려도 되는것일까?
너무 오랜동안 오빠를 보지 못하고 살았다
그저 멀리 있는사람같다 살아있을때랑 하늘에 있을때랑 나에게는 특별히 변화된게 없다
이렇게 맛있게 밥을 먹어도 되는건가?
새언니와 조카들은 오빠가 있던 공간에 머물며 남편과 아빠의 빈자리에 괴로워하며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게 힘들텐데
미안해진다
내가 너무 멀쩡한게
엇그제 엄마에게 전화했을땐 엄마도 마찬가지로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만 멀쩡한건가?
오전출근후 일찍 퇴근하는길 생전에 오빠와 함께 통화하며 걸었던 길을 걸었다
그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너무나 유쾌하게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아이들얘기하며 킥킥거리고 고민거리도 얘기하고 했는데
그길은 그대로이고 가로수의 나무들도 그대로 길가의 장미넝쿨도 흐드러지게 피어있는데
오빠만 하늘에 있다
이제 목소리도 들을수 없고 문자도 할수없다
그립다 너무 아쉽다 그저 아쉽다
내가 넘 멀쩡해서 더욱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