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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반 홍교사 Apr 08. 2024

다정한 어른

-덴마크에서 온 가족들

아침에 아이들 등교, 등원시키고 운동 겸 동네 한 바퀴를 돌다가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왔던 적 있는, 역 앞에 있는 공정무역 커피집에 들어갔다. 2층이 있어서 한가하게 커피 한잔 시켜놓고 주말 동안 힘들었던 몸도 마음도 조금 쉬어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있다 남은 커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1층으로 내려왔는데 뭔가 북적북적하다.

외국 단체 손님들이 온 것 같았다. 직원분이 바쁘셔서 커피잔을 1회용 용기로 바꿔달라고 부탁드리고 조금 기다려야 해서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때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할아버지께서 내게 말을 거시며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거다. 덴마크에서 오셨고 아이들 포함 대가족과 한국 여행을 오신 것 같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건 이 할아버지 한분이신 것 같았다. 나에게 지하철에서 커피를 들고 타면 안 되는지와 롯데타워를 가려면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하는지 물어보셨다.


"커피는 한잔 정도 테이크아웃 컵에 가지고 타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단체로 들고 타면 부딪히거나 쏟아지거나 할 수 있으니 안될 거 같아요."


"롯데타워는 잠실역인데요. 잠깐만요!" 하고는 정확한 경로와 내리는 곳 등을 알려드리고 싶어 핸드폰으로 검색하려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오신다.


"저 덴마크에서 오셨어요?"

"덴마크에 출장 갔다가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아서요. 제가 알려드릴게요."


친절한 아저씨가 계셔서 그 할아버지 가족들은 그분과 가시고 나도 커피집을 나왔다.


내가 다른 나라를 갔을 때, 다른 사람이 우리나라를 왔을 때 나의 모습이 상대방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이냐에 따라서 그 나라 전체의 이미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모습이 그러할 것이고, 그 덴마크 가족의 모습이 그러할 것이다.

어디서든 무례하지 않게, 조금은 친절하게, 때로는 간결 모습이길.


'내 모습이 대한민국이다!'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다.



그나저나 그 덴마크 가족이 즐겁게 여행을 즐기고 돌아가시길 바라본다. 어디서든 기분 좋게, 좋은 한국사람들, 우리나라의 좋은 모습들 가득 담아가시는 봄날 한국여행이 되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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