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표현예술치료와 자기효능감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아이와 청소년, 그리고 성인 내담자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마음속에는 비슷한 말을 품고 있다.
“나는 잘 못해요.”
“어차피 안 될 거예요.”
“해봤자 소용없어요.”
이 말들 속에는 낮아진 자기효능감이 자리하고 있다.
자기효능감이란
‘내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감각이다.
Bandura는 이 감각이 행동의 지속 여부와 삶을 대하는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감각이 말이나 설득으로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기효능감은 경험을 통해서만 다시 자란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바로 이 경험을 제공한다.
음식을 자르고, 조합하고, 형태를 만들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아주 작지만 분명한 성공 경험을 만들어낸다.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었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상담실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본다.
처음에는 “저 못해요”라고 말하던 아이가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작품을 바라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한다.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이 짧은 한 문장은 자기효능감이 깜빡 켜지는 순간이다.
푸드활동이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실패의 위험이 거의 없다. 잘못해도 고쳐지며, 틀린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과정이 눈에 보인다. 재료가 점점 형태를 갖추고, 완성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셋째, 몸의 감각을 동반한다. 손끝의 감각은 성취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특히 자기효능감이 낮은 내담자일수록
‘잘해내는 경험’보다 ‘해볼 수 있었던 경험’이 중요하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시도 자체를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이 경험이 반복되면
“해볼 수 있다”는 믿음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으로 자라난다. 청소년에게 이 변화는 더욱 중요하다.
자기효능감은 정서조절, 학습 태도, 또래 관계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삶의 여러 선택 앞에서 자기효능감은 행동을 멈추게 할 수도, 다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푸드표현예술상담사로서 나는 내담자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조금 당당해지는 표정을 짓는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그 표정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나를 다시 믿어보려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기효능감은 거창한 성공에서 생기지 않는다.
작은 손의 움직임,
하나의 완성,
그리고 “내가 해냈다”는 조용한 감각에서 자란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그 감각이 다시 살아나도록 돕는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방법 중 하나다.
#푸드표현예술치료#푸놀치#오감각#감정
Bandura, A. (1997). Self-Efficacy: The Exercise of Control.
Seligman, M. (2011). Flourish.
Malchiodi, C. A. (2015). Creative Interventions for Traumatized Children.
Ryan, R. M., & Deci, E. L. (2000). Intrinsic and Extrinsic Motiv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