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마르셀 푸르스트-
발 길이 닿는 곳마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집 앞 산책이라고 나가고 싶어지고, 그동안 보지 못한 친구들도 괜스레 보고 싶어진다. 어릴 적 읽은 햇님과 나그네 동화 책에서 강한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더 여미게 하고 뜨거운 햇빛은 나그네 옷을 자동으로 벗게 해 바람과의 내기에서 햇님이 이겼던 것 처럼 따뜻한 햇살은 저절로 나를 밖으로 나가게 하는 동기가 되어준다. 결국 봄 햇살에게 패배한 나는 핸드폰을 들었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간단한 안부를 묻고 약속을 잡았다.
여자 둘이 오랜만에 만나면 으레 그렇듯 자기 집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날은 친구의 남편 여행 스타일 이야기가 주제였다. 친구 남편은 여수를 간다고 여행지가 정해지면 "여수 가볼만한 곳" 리스트를 정하고 모든 명소를 빠짐 없이 방문하여 사랑하는 딸 둘과 아내와 함께 가족 사진을 찍는 여행을 즐겨한다고 했다.친구 말에 의하면 그래서 딸 둘과 사랑하는 아내가 조금 지칠 떄가 많다고 한다.
"오빠, 나 출출한데 혹시 오빠 스케쥴표에 우리 간식 먹는 건 없을까?" 라고 웃으며 농담한 내 친구에게 남편도 본인의 여행 스케쥴이 겸연쩍었는지 웃으며 "응 안 넣었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웃프지만 귀여운 부부의 일상 모습 이야기였다.
가보지 못한 명소를 가서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게 나쁘다 할 수는 없다. 각자 자신에게 만족을 가져다 줄 여행관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을 경험하면서 설렘이란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고도 하고,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구나 깨닫는 인식의 지평을 위해서 가는 게 아닐까?
이런 이유로 수많은 청년들이 돈도 안 되는 그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이 닿자 친구의 남편은 여행보다 관광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파리에 여행을 가서 루브르 박물관을 가지 않으셨다는 분의 인터뷰 내용을 보게 되었다. 엠씨는 왜 가지 않으셨어요? 라고 묻자 그분의 답변은 "파리 일상 풍경이 예술 아닐까요?" 라는 답변을 하였다.
월 천만원 벌기, 하루 2시간으로 몇 백만은 벌기 이런 식의 접근이였다면 나는 진작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버틸 이유가 없으니깐.. 하지만 나는 앱 창업 여행 중에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도전들을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것과 다른 시야가 생겼고 즐거움도 생겼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유튜브이다.
앱 홍보를 목적으로 시작한 브이로그형식의 유튜브를 시작한 지는 이제 두달이 다 되어간다. 유튜브 업로드 과정을 대략 이야기 하자면 일요일에는 대충 무엇을 컨텐츠로 올릴 것인지 기획해야하고 월요일부터 틈틈히 촬영을 해서 금토일은 편집하고 썸네일을 만든다. 그 중 내가 택한 브이로그 형식은 유튜버 사이에서도 시간투자가 많이 걸린다고 꺼려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두 달 정도 운영해 본 결과 구독자는 지인 기반의 21명이 전부이고 조회수는 30회 미만을 웃돌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 주 이와같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유튜브 영상을 한 주도 빠짐없이 업로드 하고 있다. 목적지는 앱 홍보였으나 하고 보니 목적은 없어지고 “재미” 만 남게 되었고 그런 이유로 구독자 수 조회수가 아닌 그저 이 활동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 왜 살아야 하는 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다”
니체
앱 창업을 하는 이유, 즉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면 나는 아마 수익 앞에서 포기라는 길을 선택했을 지 모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남는 창업의 목표는 “재미”가 되어가는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양을 만나게 주선해 준 게 내 앱 창업이니깐.
내 창업의 미래에는 또 어떤 재미가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겠다. 물론 재미 뒤에 고통도 따라 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뭐, 기꺼이 받아드려야 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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