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어느 사무실 안
창업설명회에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
나 질문 있는데요.
대표 네, 말씀하세요.
나 다른 유튜브 보니까
분리형 커피머신도 좋다고 하던데
여기 거랑 비교해서 어떤가요?
대표 (웃으며)
그건 그분들이 분리형을 파시니까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주변사람 일동 웃음.
나 ……
얼레?
누가 나 웃겨달라 그랬나_
그게 끝이었다.
찜찜한데.
그 후 나는 해당 프랜차이즈를 준비했다.
이미 창업설명회에 간 것부터가
콩깍지가 단단히 쓰여있었고
반은 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으니까.
계약 전에
인테리어 담당자가 와서 가게를 실측하고
도안을 보여줬다.
이제 계약만 하면 정말 진행이다.
하지만 계속 찜찜했다.
개운치 않은 느낌.
물론 대표가 모든 질문을 저런 식으로 넘긴 건 아니다.
내가 예민한가?
하지만
일단 사인하고 나면
내가 예민하건 말건,
내가 찜찜하건 말건,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을 텐데.
아니, 아무도 신경조차 안 쓰겠지.
여기까지 생각하니 겁이 확 났다.
그래서 접었다.
물론 인테리어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더 추가되는 비용도 부담이었지만
망할 때 망하더라도
남의 손에 이끌려 다니다 망하지는 말자.
그런 맘이었다.
다행히 계약 전이라 큰 탈 없이 취소할 수 있었다.
잘한 건지
잘 못한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그러면서 나는 하나 배웠다.
나를 찾아온 분들은
할 일 없어서 찾아온 게 아니지 않나.
일부러 나를 찾아온 게 아닌가.
그렇게 보이지 않아도
이건 인연인데.
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