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흙길 위를 맨발로 달리던 기억이 있다.
손바닥만 한 개울에서 손을 적시고,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한참을 놀던 여름날이 있었다.
저녁이 되면 골목 어귀에서 누군가 부르던 동요가 바람결에 흘러왔다.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신기했고, 모든 것이 친구였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도 빨라졌다.
스마트폰 화면 속의 정보가 반딧불보다 더 환하게 빛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공원보다 학원에서 더 많이 들린다.
우리의 어린 날을 가득 채웠던 동심은 이제 추억 속 골목처럼 희미해졌다.
그런데 동심은 어린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상과 사람을 향한 호기심, 사소한 것에도 피어나는 미소,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마음… 그것은 나이를 넘어 나를 여전히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 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책을 함께 읽고, 각자의 ‘결’을 나누는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엔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는 서로의 웃음 속에서 반딧불을 찾고, 눈물 속에서 오래 전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잊고 있었던 동심을 다시 꺼내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세던 마음,
지금 우리는 그 마음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세고 있다. 그 별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을 손에 꼭 쥔 채 살아가려고 한다.
동심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고,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이다. 그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자라고 있는 것이다. 어릴 적 그때처럼, 그러나 더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