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Nomad
태백과 피레네 사이에서
전상희
동쪽 바다를 따라
오래 누운 등뼈,
태백은 시간을 입고 있다
깎이지 않고
버텨온 것이 아니라
천천히 낮아진 산
바람과 비와
사람의 발걸음까지 받아내며
부드러워진 능선
그리고 저 멀리
대륙과 대륙이 부딪쳐
하늘을 밀어 올린
피레네
젊은 분노처럼
아직 식지 않은 주름
돌이 서로를 밀어내며
높이를 만든다
하나는
오래 살아 낮아졌고
하나는
늦게 태어나 높아졌다
나는 지금
그 사이 어딘가에서
숨을 고른다
내 몸에도
태백의 시간과
피레네의 충돌이 함께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