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무리
한해 한해 나이를 먹고 오래 봐온 연예인들이 한분씩 떠나갈 때면
가끔씩 나에게 직접 다가올 여러 이별에 대해 한 번씩 생각에 잠기곤 한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언젠간 마주해야 할 순간임을 알고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죽음이란 이별이 결말이라면 내 인생은 결말이 정해져 있는 한 편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많은 내용을 채웠다고 말하기 어려운 지금의 내 책은"
스스로 보기에 그리 썩 만족스럽지 못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다른 이가 본다 한들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를 일이고
나란 책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문득 '부모님의 인생이란 책 속에 나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첫걸음마 첫 옹알이 같은 나의 책엔 없는 순간들이
'내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라면?'
처음이라는 것이 주는 감동을 알지만 함께 줄거리를 채워나간 기간이 얼만데
나의 빛이 첫 페이지에만 머물러 있다면 조금은 슬플 것 같기에
내 책을 써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책에도 인상적인 내용을 남기고 싶단 생각 하곤 한다.
나는 결말이 얼마나 남은지 알 수 없지만,
하루하루 결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음을 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그 순간에
내 책 속엔 없어선 안될 등장인물이었고
나라는 책을 쓸 수 있게 해 줘 고맙고 함께 써 내려간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엄마 아빠의 책에서 나는 언제 가장 빛났어?"
꼭 묻고 싶다. 아마 나는 평생 그 순간을 잊지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