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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버린 AI'투자, 2024→2026년 두 배로

이정우 기자

by 뉴스프리존

2024년 아태 6개국 평균보다 낮아

IDC, 정부 관계자 설문과 인터뷰

18.jpg 한국산 소버린 AI 생태계를 형상화한 이미지. (그래픽=GettyImages)


우리나라의 소버린 인공지능(AI) 도입은 2024년에는 아시아태평양 나라 중 평균 수준(27%)이었지만, 2026년까지 이에 투자하는 정부 기관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란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의 연구 조사가 14일 발표됐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는 세계적 시장 분석기관 아이디시(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의뢰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6개국(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의 정부 주도 AI 전략과 소버린 AI 도입 현황을 조사해 이같이 밝혔다.


6개 나라 정부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담은 '선도적인 소버린 AI 국가 실현'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 기관의 23%가 AI와 생성형 AI를 정부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 기관은 일반 AI(60%)와 생성형 AI(67%)에 동등한 중요성을 두고 있으며, 두 분야 모두 도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문에 참여한 아태지역 정부 기관의 46%가 AI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거나 시험 중이라고 답변한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도입률이다.


인터뷰에 응한 기관들은 ‘혁신 방해’와 같은 소버린 AI의 의도치 않은 결과와 관련해 주저함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기관이 2024년까지 투자를 망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혁신 주도 경제를 추진하고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과 가치를 AI 모델에 반영하기 위해 소버린 AI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또 소버린 AI가 어떻게 보안을 강화하고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소버린 AI 접근 방식에 대해 ▲소버린 AI 위주의 AI 투자 ▲가속기로서의 소버린 AI ▲일부 산업에 집중하는 소버린 AI ▲공공 AI 우선 및 선택적인 소버린 AI 채용 등의 4가지 형태로 구분했다. 한국의 소버린 AI 접근 방식은 공공 AI를 우선하고, 소버린 AI는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형태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관들이 꼽은 소버린 AI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비용(50%) 문제와 기존 또는 향후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 문제(47%)였다.


19.jpg (그래프=델 테크놀로지스 제공)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소버린 AI를 적용할 사용 사례로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AI(45.7%), IT 운영 자동화 (41.9%), 소프트웨어 개발 및 테스트(40.5%), 정책 및 예산 시뮬레이션(40.0%), 사기 방지 감사(39.5%) 등을 꼽았다.


소버린 AI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을 물은 질문에는 국내 기관의 53%가 ‘윤리적 지침과 투명성을 우선시하는 AI 도구’를 꼽았고, 이밖에 ‘국가 AI 이니셔티브에만 전념하는 현지 인력을 보유한 공급업체(40%)’,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3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소버린 AI 생태계 육성에 대해서도 조망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전체 소버린 AI 생태계를 위해 각 국의 스타트업, 인프라, 컴퓨팅 자원, 애플리케이션부터 분야별 솔루션 업체까지 서로 협력해 공급망에 있는 모든 당사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생태계 조성과 관련한 최우선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현재와 미래의 규제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에 적합한 소버린 AI 프레임워크(53%), AI 전문 지식을 갖춘 클라우드 생태계 파트너십(50%), AI 및 소버린 AI 인재 확보(47%)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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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즈 델 테크놀로지 글로벌 최고 기술 책임자 겸 최고 AI 책임자는 “소버린 AI의 핵심 개념은 각 국가가 지역적 가치에 따라 안보와 혁신을 보장하기 위해 핵심 AI 인프라·알고리즘·데이터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정부와 업계의 협력형 접근 방식은 민간 산업과의 공동 설계 전략을 강조하며, 싱가포르 외 여러 국가에서 볼 수 있고 미국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데이터 보안, 윤리적 고려 사항, 국가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대에 소버린 AI는 지역별로 고유한 우선순위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각 나라가 소버린 AI 도입을 촉진하는 요인 중 하나로 다국어 AI 모델이 꼽혔다. 말레이시아·인도와 같이 서구에서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소버린 AI가 다양한 아시아 언어와 소외된 방언으로 훈련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개발된 소버린 AI 모델은 델리에서 사용되는 카리볼리어(Khari Boli·표준 힌디어),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아와디어(Awadhi), 비하르주의 보즈푸리어(Bhojpuri)와 같은 지역적 차이를 구별해 힌디어 내의 언어적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보고서는 말미에 성공적인 소버린 AI 로드맵을 구축하기 위한 7가지 단계를 제시했다. ▲소버린 AI 역량 및 리더십 구축 ▲균형 잡힌 소버린 AI 접근 방식 채택 ▲국가 소버린 AI 생태계에 다양성 구축 ▲국가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용 사례에 초점을 둔 접근 ▲데이터 거버넌스 및 상호 운용성의 취약점 해결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에 맞춘 소버린 AI ▲유능한 파트너로 구성된 국가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 등이다.


아태지역 6개 나라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을 형성하는 요인을 살피려고 IDC가 수행한 이번 조사 보고서는 각국 정부 의사 결정권자 3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정부 책임자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보강해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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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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