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
당신은 지시를 기다리는가, 아니면 방향을 만드는가? Initiative는 허락이 아니라 실행에서 시작된다. 묻지 말고 보고하라. 이것이 평범한 실무자와 탁월한 리더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다.
지난주, 같은 프로젝트를 맡은 두 사람의 보고를 받았다.
A는 이렇게 말했다. "팀장님, 이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하면 될까요? 방향을 좀 알려주시면 시작하겠습니다."
B는 이렇게 말했다. "팀장님, 프로젝트 분석해봤습니다. 3가지 접근 방식이 가능한데, 리스크와 기대효과를 비교하면 2번이 최적입니다. 일정은 이렇게 잡았고요, 내일부터 착수하겠습니다. 피드백 주시겠습니까?"
둘 다 성실한 사람이다. 둘 다 역량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A는 지시를 기다렸고, B는 방향을 만들었다.
이것이 'Initiative'의 차이다.
많은 사람들이 Initiative를 단순히 "적극성"이나 "주도성" 정도로 이해한다. 하지만 PM과 전략가의 세계에서 Initiative는 훨씬 더 구체적이고 강력한 개념이다.
당신은 지금 A인가, B인가?
PM과 전략 컨설팅의 세계에서 Initiative는 명확하게 정의된다.
"새로운 계획·전략을 스스로 발굴하고, 실행으로 끌어가는 일련의 활동"
이 한 문장 안에 세 개의 핵심이 숨어 있다.
지시받지 않는다. 문제를 정의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거 해야 할 것 같은데요"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다"로 말한다.
컨설팅 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주니어는 문제를 가져오고, 시니어는 해결책을 가져온다. 파트너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기회를 가져온다." Initiative의 수준은 이렇게 진화한다.
아이디어에서 멈추지 않는다. 구체적 액션 플랜으로,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낸다.
"이런 거 하면 좋을 것 같아요"는 제안이다. "이렇게 진행하겠습니다. 1단계는 이미 완료했고, 2단계는 내일까지 끝냅니다"가 Initiative다.
차이가 보이는가? 후자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승인을 기다리지 않는다. 피드백을 구할 뿐이다.
일회성 액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프로세스로 시스템화한다. 한 번 잘하고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패턴을 만든다.
진짜 Initiative를 가진 사람은 "이거 해봐도 될까요?"라고 묻지 않는다. "이렇게 해봤는데, 피드백 주시겠습니까?"라고 보고한다.
능력이 부족해서? 의지가 약해서? 아니다.
복잡함에 압도당하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있다. 하고 싶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막연한 방향은 보이는데, 구체적인 첫 걸음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 오후, 나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정부 R&D 과제 제안서, 박사 논문 진행, 신규 비즈니스 기획...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은 명확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뒤엉켜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그때 11년간 컨설턴트와 PM으로 일하며 체득한 하나의 도구가 떠올랐다.
WBS. Work Breakdown Structure. 큰 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어 관리 가능한 구조로 만든다.
Initiative를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
Initiative가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문제라면, WBS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답이다.
거대한 아이디어를 작은 실행 단위로 쪼개고, 각각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하나씩 정복하는 것. 그게 전부다. 하지만 이 '전부'가 평범한 의도와 탁월한 실행을 가르는 차이를 만든다.
"정부 과제 제안서 작성"이라는 덩어리를 예로 들어보자. 이건 일이 아니다. 일의 집합이다.
나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쪼갰다.
과제 공고문 분석 (평가 기준 파악)
기술 트렌드 리서치 (선행 연구 조사)
연구 목표 및 범위 정의
연구 방법론 설계
예산 계획 수립
추진 체계 구성
기대효과 및 활용방안 작성
최종 검토 및 제출
각각은 이제 독립적으로 실행 가능한 태스크가 됐다.
모든 일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어떤 일은 다른 일이 끝나야 시작할 수 있다.
나는 각 태스크를 다음 기준으로 평가했다.
Critical Path: 이게 늦으면 전체가 늦어지는가?
Dependency: 다른 태스크와 의존관계가 있는가?
Impact: 최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큰가?
Effort: 투입 시간과 에너지는 얼마나 필요한가?
결과적으로 '과제 공고문 분석'과 '연구 목표 정의'가 최우선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이 두 가지가 명확해진 후에야 의미가 있었다.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지 마라. 가장 작고, 가장 명확한 것부터 시작하라.
나는 공고문 분석부터 시작했다. 30분이면 충분했다. 그 다음 연구 목표 초안을 1시간 만에 작성했다. 두 시간 반 만에 전체 프로젝트의 30%가 명확해졌다.
작은 진전이 다음 진전을 부른다. 이것이 분할정복의 마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Initiative를 타고난 리더십이나 특별한 재능의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Initiative는 시스템적 사고방식에서 나온다.
생각을 실행으로 바꾸는 시스템
아이디어를 WBS로 쪼개라
우선순위를 매겨라
가장 작은 것부터 실행하라
결과를 가지고 다시 보고하라
이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단순한 프로세스를 반복하면, 당신은 "지시를 기다리는 사람"에서 "방향을 만드는 사람"으로 진화한다.
11년간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배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도 결국 해결 가능한 작은 질문들의 조합이다."
문제를 쪼개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해결하고, 결과를 가지고 대화하라.
이것이 진짜 Initiative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프로젝트,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 시작하고 싶은 변화.
하지만 "어떻게 시작하지?", "어디부터 손대야 하지?" 고민만 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
첫째, A4 용지 한 장을 꺼내라. 그리고 당신의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모든 세부 항목들을 적어라. 생각나는 대로, 순서 없이. 이것이 WBS의 시작이다.
둘째, 각 항목을 평가하라. 중요도, 긴급도, 의존관계. 숫자든 색깔이든, 당신만의 방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순간, 막연함이 명확함으로 바뀐다.
셋째, 가장 작고 명확한 것 하나를 선택하라. 지금 당장, 3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마라.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타이머를 켜고 실행하라. 그리고 내일 아침, 상사나 동료에게 이렇게 말하라. "이런 걸 해봤는데요, 피드백 주시겠습니까?"
승인을 구하지 마라. 피드백을 구하라.
허락을 기다리지 마라. 결과를 먼저 만들어라.
진짜 Initiative는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실행한 작은 한 걸음이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을 실행 가능한 조각으로 쪼개고, 하나씩 실행할 시스템이 필요했을 뿐이다.
지금, 당신의 첫 번째 조각을 실행해 보는 건 어떨까.
내일 아침, 당신은 "묻는 사람"이 아니라 "보고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묻겠다. 지금 당신은 Initiative를 쥐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