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기획자이자 프로젝트2팀 총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획 직군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획이란 세계관, 시나리오부터 그래픽, 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정리해주는 ‘교통정리’ 직군입니다.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 게임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각 직군이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할지 내용과 범위 – ‘작업 스펙’을 정의하고, 설계하죠. 또 제작 과정에서도 각 직군의 요구에 계속 대응해야 하고요.
스토리타코에서 기획자로 일하며 제일 좋았던 점을 한 가지 뽑아보자면요?
‘내 게임을 만든다‘는 느낌이요. 일부 업무만을 전담하고 반복하는 게 아니라, 기획 업무 전반을 경험하고 또 총괄해 볼 수 있거든요. 덕분에 내가 만든 기획사가 게임으로 완성됐을 때, 정말 '내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어때요?
사실 ’기획자‘라고 해도 다 같은 기획자는 아니에요. 예를 들어 밸런싱 기획하던 사람이 BM 기획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 처음부터 다 다시 배워야 하거든요. 저희는 한 명의 기획자가 게임을 전반적으로 기획하면서, 게임의 다양한 요소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두 확인하게 돼요. 레벨 디자인도 하고, 테이블 만들면서 개발자와 소통하고, 새로 나온 시스템 얘기하면서 기획서도 쓰고…
스토리타코의 게임은 독특한 세계관 설정과 스토리가 매력인데요. 최근에는 인간형 식물 ‘맨즈레이크’를 소재로 한 ‘위험한 재배’라는 게임이 나오기도 했어요.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나요?
팀원 전체가 회의를 해요. 요즘엔 콘셉트의 범람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경로, 수많은 장르에서 수많은 콘셉트가 나오잖아요. 거기서도 특색 있는 콘셉트가 뭐가 있을까 얘기하다가, 식물 얘기가 나온 거죠. 마침 식물의 넝쿨이 가진 이미지도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아이디어가 줄기를 뻗어 나갔고, 최종적으로 ‘위험한 재배’라는 형태의 게임이 된 거죠.
기획 단계에서부터 회의가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겠네요?
콘셉트를 잡기까지, 보통은 2주 정도 매일같이 회의를 해요. 길게 가는 경우에는 한 달까지 간 경우도 있고요. 보통 회사는 기획이 시나리오나 콘셉트를 짜 오면 거기서부터 원화가가, 개발자가, 시나리오 라이터가 작업을 시작하는 식이죠. 론칭이 결정되면 거기서부터 마케터가 일을 하고요. 하지만 저희는 콘셉트를 잡을 때부터 이미 기획자와 개발자, 아트와 마케터까지 모두 함께 회의에 참석해요.
기획자가 단독으로 콘셉트를 잡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
스토리 게임을 만드는 저희 회사의 특성상, 세계관과 콘셉트부터 이미 중요한 BM이에요. 수익화에 있어서는 마케터가 전문가고,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식견이 필수적이죠. 개발자와의 소통도 중요해요. 코스튬을 넣어보자, 채팅을 넣어보자 하는 식으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체크해야 하죠.
그래서 스토리타코는 특이하게 ‘팀’ 단위로 작업을 해요. 기획, 개발, 아트, 마케터 등이 하나의 팀을 이루고, 하나의 팀이 하나의 게임을 책임지고 완성하죠. 이 ‘팀’은 게임이 완성되면 해체되는 일회성 팀이 아니라, 이후로도 계속 함께 일하는 개념이에요. 필요에 따라 팀원이 조금씩 이동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팀원 구성이 유지되는 편이죠.
어느 한 사람만이 주도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모두 주도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는 느낌이네요.
중소 조직에서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거예요. 대화가 상시적으로 이뤄진다는 건 곧 내 의견이 게임에 반영된다는 거잖아요. 저희는 직원 개개인이 굉장히 활발하게 내 의견을 낼 수가 있어요. 특히 저희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잖아요. 여성향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거고요. 그러니까 더욱 활발하게 의견이 나오는 측면도 있어요.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게임 기획과 시나리오, 원화 같은 건 있는데, 실제로 이를 게임으로 구현할 개발 능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없는 조직이 많아요. 저희가 개발과 마케팅이라는, 게임을 세상에 내놓을 때 가장 큰 난관을 대신 해결해드리는 거죠.
스토리타코이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 같아요. 저부터 시작해서, 구성원들이 다들 하나의 게임을 완성해 본 경험을 갖고 있어요. 소규모 게임이라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덕분에 짧은 기간 내에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죠. 엄청난 자산이에요. 회사 차원에도,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작업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요. 이건 스토리타코만의 경쟁 우위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