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면토끼 Aug 07. 2024

깊은 밤

너 그리고 나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무서웠어.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장막이 쳐지자

차를 멈추었지.



번개소리에 우린  가까워졌고

지나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네 입술을 찾을 수 있었어.



세차게 때리는 빗방울이

서로를 찾는 우리의 목소리를 숨겨주며

우리만의 요새가 되었어.



어디로든 갈 수 있었지만

어디로도 가지 않았지.

내 옆엔 네가 있으니.



농밀한 공기가 우리를 가득 채워주고

그 위에서 사랑을 말할 때

침묵의 떨림을 느꼈어.



그 순간,

우리 사랑이 지워질까 무서웠어.

비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니까.










이전 03화 시샘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